아름다운 패전 장현식, 불운했지만 무한 가능성 입증

입력 2017-10-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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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장현식이 롯데와의 준PO 2차전에 선발로 나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그는 7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았다. 사직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장현식(22)의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2경기 1.1이닝 2안타 5볼넷 1폭투 2실점이다. 2016년 LG와 플레이오프에서 1이닝 동안 무려 5개의 볼넷을 내줬다. 지난해 10월 24일이었다. 3차전에 ‘깜짝 선발등판’했지만 2회 강판됐다. 스물한 살 투수는 가을야구가 주는 떨림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상대 편 팬들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시즌 9승 투수로 성장한 장현식은 다시 가을야구 마운드에 올랐다. 9일 준PO 2차전을 앞두고 NC 김경문 감독은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5이닝 이상을 던져주기를 바라지만 장현식에게 큰 부담을 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선 장현식은 7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단 1실점(비자책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았다. 안타는 단 3개뿐이었다. 볼넷이 5개 있었지만 연속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2회말 유일한 실점은 내야 수비실책으로 시작된 불운이 컸다.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우타자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휘어 떨어지는 슬라이더 조합은 위력적이었다. 롯데 공격의 중심 이대호도 3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NC 타선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며 2차전은 NC의 0-1 패배로 끝났다. 장현식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장현식이 7이닝을 버티며 NC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롯데는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이 모두 연투를 했다.

기록은 패전투수였지만 리그에서 점점 더 희귀해져가고 있는 우완 강속구 정통파 투수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스스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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