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의 증언으로 본 한화 휠러는 ‘컨트롤 아티스트’

입력 2018-03-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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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휠러. 스포츠동아DB

“던지는 모습만 봐도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한화 한용덕(52) 감독이 새 외국인투수 제이슨 휠러(28)를 두고 한 말이다. 투수에게는 최고의 칭찬이다. 이는 단순히 KBO리그 데뷔 첫 등판인 25일 고척 넥센전 한 게임만 보고 내린 평가가 아니다. 총액 57만5000달러(약 6억2000만원)의 다소 저렴한 몸값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휠러의 첫 등판을 지켜본 야구인들에게 ‘어떤 투구였냐’는 질문을 던지니 대부분이 “물건”이라고 답했다. 호평일색인 이유는 시속 140㎞대 초중반의 직구를 뿌리는데다 제구력도 탁월해서다. 넥센전에서 휠러와 호흡을 맞췄던 포수 최재훈은 “제구력은 물론 볼 끝도 좋아서 정말 편안하게 리드했다”며 “스트라이크존을 아주 잘 활용하는 느낌이다. 공 한두 개 정도의 코스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대 타자의 몸쪽 코스를 공략하는 능력도 탁월하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보는 내내 정말 편안했다. 제구가 워낙 좋은데다 투구수 관리도 잘한다”고 덧붙였다.

휠러의 피칭메뉴는 최고구속 145㎞의 빠른 공과 투심패스트볼(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이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적극 구사하는데, 빠른 공을 던질 때와 팔 스윙의 변화가 거의 없어 타이밍을 뺏기도 좋다. 이를 ‘느린 직구’로 판단한 상대 타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몸쪽 투심을 완벽하게 구사한다. 탁월한 제구력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는 “내가 현역으로 뛸 때보다 체인지업을 잘 던진다”고 웃으며 “자기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던질 줄 안다. 위력적이다”고 밝혔고, KBSN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도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한번에 무너지는 일이 많지 않다. 한두 차례 난타를 당하더라도 복구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휠러는 “포크볼처럼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는 없지만, 체인지업도 최대한 강하게 던져서 직구와 같은 느낌을 주려고 한다. 공격적으로, 실투를 줄이는 피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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