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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리는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는 V리그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안건을 하나 다룬다. 바로 통합마케팅 출범이다.
이에 앞서 KOVO는 18일 각 구단의 실무자들에게 그동안 준비해온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KOVO가 구상하는 통합마케팅 출범의 첫걸음은 KOVO 홈페이지를 이용한 팬 데이터 수집이다. 통합된 티켓구매 플랫폼을 만들어 이용자들이 어떻게 V리그를 소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파악하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오프라인의 설문조사 결과까지 더한 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마케팅활동을 할 생각이다.
단순히 티켓구매사이트를 홈페이지에 연결하는 방식을 써서는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 없다.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시스템이 필요하다. 다행히 정보통신 과학의 발달이 도움을 줬다. 메이저리그(MLB), 메이저리그싸커(MLS), 미국프로농구(NBA) 등에서 팬들을 분석하는 노하우를 벤치마킹 할 수 있게 돼 꿈같은 일들이 가능해졌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20여년 전부터 돔구장 에어컨의 온도에 따라 경기장의 맥주판매가 어떻게 변하는지 자료를 가지고 있다. 날씨에 따른 예매좌석과 주문 도시락의 취소비율까지도 알고 이를 기반으로 불필요한 지출도 줄인다.
메이저리그는 한 발 더 나갔다. 각 구단은 경기장에서 관객들이 무엇을 먹고 즐기고 어떤 상품을 사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이들이 다음에 경기장에 올 때는 어떤 것을 해줘야 만족하는지를 예측하고 기대감을 높일 방법을 찾는다. 고객이 누구고, 경기장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알면 가능해지는 일이다.
통합티켓 세일즈 시스템은 팬이 어떤 경로로 티켓을 사고, 몇 명이 경기장을 찾고, 어떤 매치업을 좋아하며, 경기장에서는 어떤 위치의 좌석을 선호하고, 무엇을 먹고 어떤 상품을 사는지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려고 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잘 이용하면 경기장별, 요일별, 경기시간별로 변하는 관중의 추세를 알아내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인기 있는 매치업은 더 비싼 입장료를 받고 인기가 떨어지는 경기는 할인판매를 해서 관중석을 더 채울 수도 있다.
그동안의 V리그가 막연히 대중을 상대로 영업을 했다면 새 통합 티켓판매 시스템은 V리그를 어느 정도 알고 경기장을 찾을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콕 찍는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주고 부가서비스를 통한 상품판매까지 연결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