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B리그에 도전하는 양재민 “목표는 올스타”

입력 2020-07-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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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B리그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와 계약한 양재민은 국내에서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프로에서의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출처|양재민 인스타그램

‘일본 B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선수!’

한국농구의 유망주 양재민(21·200㎝)에게 붙은 수식어다. 지난달 25일 일본 B리그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양재민과 2020~2021시즌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양재민은 될성부른 떡잎이다. 경복고 재학 시절 연령대별 청소년국가대표를 거쳤다. 2016년 국제농구연맹(FIBA) 17세 이하(U-17) 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선 한국의 8강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는 FIBA 주관대회에서 한국의 첫 8강 진출이었다.

그 뒤 농구의 본고장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전미전문대학체육협회(NJCAA) 리그에서 2년간 활약했다. 2019~2020시즌 니오쇼 커뮤니티 칼리지에선 31경기에 출전해 평균 28분을 뛰면서 11.8점·6.5리바운드·2.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핵심자원 역할을 했다. 이를 토대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소속 대학 진입을 노렸다. 캘리포니아폴리대, 컬럼비아대, 몬타나주립대, 조지워싱턴주립대, 서던일리노이대 등 NCAA 팀들의 관심을 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니오쇼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 후 진로가 바뀌었다. 양재민은 “몇몇 학교(NCAA 소속)에선 아주 적극적으로 영입의사를 밝혔다. 그 학교들을 방문하면서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모든 것이 멈췄다. 나도 서둘러 국내로 들어왔다. 당장 미국은 다음 학기도 진행이 불투명한 상태다. 학기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리그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냥 기다릴 순 없었다”고 밝혔다.

20대 초반은 한창 기량이 발전할 나이다. 다음 시즌 개막 여부가 기약이 없는 NCAA에 도전하기보다는 현실적 대안을 찾기로 결심했다. KBL 신인 드래프트 참가도 그 중 하나였다. 양재민은 “주변에서도 KBL 드래프트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KBL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에 뽑히면 구단과 대부분 5년 계약을 하더라. 그게 걸렸다. 나는 외국에 나가서 더 부딪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인데, 5년 계약을 하면 그냥 구단 의견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농구의 미래를 짊어진 양재민은 일본 B리그에 진출한 첫 한국인이다. 미국 NCAA의 큰 관심을 받았으나 코로나19로 진로를 바꿔야 했다. 생애 첫 프로 진입을 앞둔 양재민은 큰 꿈을 향해 계속 도전할 참이다. 사진출처|양재민 SNS


고민이 거듭되던 시기 히타치, 홋카이도, 신슈 등 B리그 팀들이 에이전트를 통해 관심을 보내왔다. 1년 계약 후 진로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데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리그에서 뛴다는 것이 양재민의 도전의식을 자극했다. 그 중에서도 신슈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지난 시즌 B2(2부) 우승팀 자격으로 B1(1부)로 승격한 신슈는 양재민을 핵심자원으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해왔다.

양재민은 “마이클 카추히사 감독님과 화상 미팅을 했는데, 얘기를 하면서 나에 대한 분석을 정말 많이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경기 영상을 보고 궁금했던 점에 대해 세세하게 물어보더라. 나에 대한 플랜도 확실했다. 슈팅가드, 스몰포워드로 주로 나서면서 포인트가드로도 활용할 것이라고 하더라. 여러 가지 면에서 믿음이 갔다”고 신슈 입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게는 첫 프로생활이기에 설렘과 기대감이 높다. 8월초 팀의 연고지인 나가노로 향할 예정이다. 집과 차량은 구단에서 지원해준다. 프로 첫 시즌 목표도 확고하다. B리그 올스타다.

양재민은 “낯선 곳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최대한 빨리 적응해 팀 내에서 내게 원하는 역할을 잘해내고 싶다. 아시아쿼터제 시행 후 첫 한국선수이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해부터 올스타에 선발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농구 유망주들이 ‘일본에서도 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마치면 매년 여름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에 도전하고 싶다. 도전한다고 뛸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첫해에 안 되면 그 다음해, 안 되면 또 그 다음해에 도전할 것이다. 일단 서머리그에서 단 1경기라도 뛰는 것이 내 꿈이다. 이를 이루면 나는 다음 꿈을 또 다시 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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