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첫발 뗀 SSG 랜더스, 마지막까지 아름다웠던 SK 와이번스

입력 2021-03-07 1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SSG 랜더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SG 랜더스(Landers)’로 KBO리그에 힘찬 첫발을 내딛는다.


5일 KBO 구단주 총회를 통해 신세계의 회원자격 양수도가 만장일치 승인을 받았고, 신세계그룹은 SSG 랜더스를 구단명으로 발표했다. 아직 새 구단 로고와 CI, 유니폼 제작 작업이 한창이지만, 행정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Lander는 상륙자, 착륙선 등을 뜻하며, 연고지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처럼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명칭이다.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인천하면 딱 떠오르는 구단명일 것”이라고 했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발언과도 일치한다.


6일 공개된 임시 유니폼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강화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 중인 퓨처스(2군) 선수단은 가슴에 SSG.COM, 왼쪽 팔에 이마트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모자의 로고도 와이번스를 의미하는 W 대신 인천을 뜻하는 C로 바꿨다. 선수단 버스에도 SSG와 이마트 로고가 새겨졌다. 본격적인 신세계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


애초 SK의 매각 소식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던 팬들도 야구를 대하는 신세계의 진정성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이른 시일 내에 공개될 CI와 유니폼 디자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일인 4월 3일 이전에 이 작업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SSG의 KBO 가입 과정에서 관심을 모은 또 하나는 가입금이었다. 재정난으로 매각한 구단이 아닌, 문제없이 운영하던 구단을 인수한 사례라 가입금 외에 야구발전기금 및 예치금까지 책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60억 원의 가입금 외 다른 지출은 없었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특수한 사례라고 해도 규약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 대신 가입금 액수를 60억 원으로 책정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창단이 아닌 구단 인수 때 가입금을 부과한 사례는 한 차례뿐이었다. 20년 전인 2001년 KIA 타이거즈가 해태를 인수할 당시 냈던 30억 원이다. 그때와 비교해 정확히 2배가 올랐다. 물가상승과 시장 확대, 그리고 야구단 운영을 원했던 신세계그룹의 의지 등을 반영한 액수다. 이로써 신세계는 SK텔레콤(SKT)이 보유하고 있던 SK 구단 지분의 100%인 1000억 원(보통주식 100만 주)과 토지 및 건물 대금 352억8000만 원, 가입금 60억 원까지 총 1412억8000만 원을 인수대금으로 썼다.


KBO가 책정하지 않았던 야구발전기금은 사실상 SK가 냈다. 그것도 25억 원의 적지 않은 액수다. 여기에는 한국야구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이 반영됐다. 사실상의 야구발전기금과 다름없다. 1월 26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스포츠의 균형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꿈을 갖고 대한민국 스포츠 후원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던 SKT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뜻을 같이한 두 기업의 아름다운 동행이 ‘SK 와이번스’ 시대의 마지막 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