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수아레즈, 한화 카펜터, 삼성 피렐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ERA·삼진 모두 외국인투수 천하
25일까지 평균자책점(ERA) 순위 톱 5는 모두 외국인투수의 차지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는 10경기에서 5승3패, ERA 1.66으로 호투 중이다. 지난해 리그에서 유일하게 200이닝을 돌파(207.2이닝)했던 데스파이네는 올해도 220.1이닝을 소화할 페이스다. 우천 등의 이유로 경기일정이 불규칙해지는 시기에 ‘4일 간격’ 데스파이네의 위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기세는 더욱 매서워질 전망이다.
데스파이네의 뒤도 외국인투수들의 몫이다. 라이언 카펜터(한화 이글스·1.69), 앤드류 수아레즈(LG 트윈스·1.93), 워커 로켓(두산 베어스·1.99),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2.10)이 데스파이네와 함께 ERA 상위 5걸을 점하고 있다. 데스파이네와 뷰캐넌을 제외한 3명은 모두 KBO리그를 처음 겪는 투수들이다. 특히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올 시즌 기대를 걸고 영입한 수아레즈와 로켓의 공은 아직 KBO리그 타자들이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위력을 증명하는 탈삼진 순위도 비슷하다. 9이닝당 탈삼진 순위에는 수아레즈(9.99개)와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9.67개), 카펜터(9.45개)가 차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수아레즈와 카펜터가 리그 최강의 좌완투수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 LG와 한화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줄곧 ERA 1위를 지켰던 원태인(삼성)은 가장 최근의 등판이었던 1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2이닝 7실점으로 고전하는 바람에 수치가 확 나빠졌다. 물론 그의 ERA 2.13은 여전히 토종 1위(전체 6위)다. 박종훈(SSG 랜더스·2.72)과 스트레일리(2.74)가 그 뒤를 잇는다.
타격 순위 지배하는 ‘베이징 키즈’
반대로 타격 순위는 토종의 득세가 뚜렷하다. 타율 1, 2위는 ‘베이징 키즈’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강백호(KT·0.394), 이정후(키움·0.364)의 차지다. 강백호는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5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으나, 그 전까지 리그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 4할 타율을 지켜왔다. 이정후도 시즌 초반의 슬럼프를 딛고 맹추격 중이다. 그 뒤를 양의지(NC 다이노스·0.351)가 잇는다. 타율 톱 10에서 외국인타자는 호세 피렐라(삼성·0.347),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0.331)뿐이다.
홈런 순위에서도 토종 선수들의 기세가 좋다. 1, 2위는 애런 알테어(NC·13개)와 피렐라(12개)가 나눠 갖고 있지만 그 뒤로는 최정(SSG·11개), 나성범(NC·10개) 등 토종 선수들이다. 타율과 홈런 모두 최상단에 포함된 피렐라의 활약은 삼성의 초반 질주에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