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표본·까다로운 폼·컨디션 최상…LG 미래 자신감, “내 공에 믿음 생겨”

입력 2021-07-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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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야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G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91㎝의 큰 신장인데 투구폼 자체부터 특유의 디셉션 동작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게다가 1군에서의 표본이 많지 않으니 국가대표 타자들에게 낯선 투수다. 여기에 등판 당일 컨디션까지 최상. 2020도쿄올림픽 본선 담금질이 한창인 대표팀에게 이만한 스파링 파트너는 없었다. 손주영(23·LG 트윈스) 개인에게도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으니 최고의 하루였다.


손주영은 24일 고척에서 열린 대표팀과 평가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1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45㎞까지 찍혔으며, 평균도 141㎞를 유지했다. 스코어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지만 경기 후 KBO 기술위원회는 데일리MVP로 손주영을 선정했다. 부상으로 100만 원 상당의 타이어뱅크 타이어교환권을 받게 됐다.


모처럼만의 실전이었지만 1회말부터 속구 최고구속 143㎞까지 찍으며 컨디션이 좋음을 알렸다. 선두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 황재균을 삼진, 강백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황재균 상대로는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 속구를 꽂으며 이날 첫 삼진을 잡아냈다.


2회말에도 양의지~오재일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양의지 상대로는 볼카운트 2S로 유리한 상황에서 몸쪽 속구를 꽂아 양의지의 배트를 끌어냈다. 후속 오재일 상대로는 볼카운트 1B-2S에서 커브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허무하게 배트를 냈던 오재일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후속 최주환에게 복판 속구 실투로 2루타를 맞은 뒤 보크로 3루까지 내줬으나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허경민을 뜬공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말은 완벽했다. 선두 박건우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바깥쪽 속구로 헛스윙 삼진. 이정후를 2루 땅볼 처리한 뒤 오지환까지 삼진으로 처리했다. 공 세 개 모두 지켜볼 수밖에 없던 존 낮은 쪽 코스. 143㎞ 속구가 양의지의 미트에 도달하자 오지환도 곧장 인정하고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야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한국대표팀과 LG가 2-2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LG 손주영이 데일리 MVP를 수상하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경기 후 손주영은 “대표팀 상대로 잘 던져서 다행이라 생각하는데, 상도 받아서 기분이 좋다.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자산이 된 것 같다. 초반 마운드 적응부터 긴장한 부분까지 쉽지 않았는데, 빠르게 밸런스를 잡은 덕에 좋은 투구를 했다. 특히 커브가 잘 들어갔고, 효과적으로 쓴 것이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호투에 대해선 “아마 한번도 상대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투수가 나왔기 때문”이라면서도 “오늘 경기 자체가 느낌이 상당히 좋았다. 2군에서의 밸런스 그대로 던졌던 느낌이었다. 휴식기동안 이 느낌 그대로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서 후반기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오늘 경기를 통해서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후반기 1군 무대에 선다면 더 자신 있고 당당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내 공에 믿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LG에 입단한 손주영은 올 시즌 본격적인 군 전역 시즌을 보내고 있다. 1군은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2군 6경기서 2승1홀드, 평균자책점 0.75로 폭격 중이다. 손주영은 자신이 왜 LG의 미래로 불리는지 확실히 증명했다. 대표팀 타선 입장에서는 씁쓸한 상대였겠으나,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현 시점에서는 최고의 상대와 만나 쓴 약을 먹은 셈이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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