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형. 스포츠동아DB
그 고민을 덜어준 주역은 좌완 김택형(26)이다. 9월부터 마무리투수를 맡아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9월 이후 22경기에선 1승1패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33의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SSG의 팀 ERA도 3.66으로 시즌 기록과 비교해 월등히 좋았다. 확실한 마무리투수 한 명이 팀에 미치는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택형은 마무리투수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평균 구속 145㎞, 최고 구속 150㎞대 초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데다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날카롭다. 기존에는 레퍼토리가 단조롭고 제구도 흔들려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볼넷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자 구위는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또 포크볼을 장착한 덕에 상대 타자와 수 싸움도 한결 수월해졌다. 지금도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김택형은 처음부터 빠른 공을 던지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다. 프로 입단 첫해(2015년 히어로즈) 최고 구속은 130㎞대 중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꾸준히 구속을 끌어올리더니 이듬해(2016년) 스프링캠프에선 150㎞를 훌쩍 넘겼다. 이후 팔꿈치 수술과 트레이드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150㎞대의 구속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다.
2022년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풀타임 마무리투수로서 역량을 보여줄 시기다. SSG는 김택형 외에도 김상수, 김태훈, 서진용, 박민호, 장지훈 등 경기 막판 활용 가능한 불펜 자원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마무리투수가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 전체적인 불펜 운용이 그만큼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김택형이 SSG 불펜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