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최장수 외국인타자는 제이 데이비스다. 한화 이글스에서 무려 7시즌(1999~2002·2004~2006시즌)을 뛰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통산 성적도 836경기에서 타율 0.313,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로 출중했다. 꾸준히 한 팀에서만 활약한 사실도 눈에 띈다.
아직도 데이비스만큼 오랫동안 KBO에서 활약한 외국인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제이미 로맥(전 SSG 랜더스)이 2017시즌 중반 합류해 2021시즌까지 총 5시즌을 뛰며 데이비스의 아성에 도전하는가 싶었지만,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현시점에서 ‘데이비스 로드’에 도전할 만한 주인공은 단 한 명이다. 바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두산 베어스)다. 2019년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어느덧 4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2022시즌 KBO리그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오랫동안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이는 페르난데스를 비롯해 윌리엄 쿠에바스(32·KT 위즈), 케이시 켈리(33·LG 트윈스), 에릭 요키시(33·키움 히어로즈),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노스) 등 5명이다. 모두 2019년부터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투수의 경우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과 KT를 거치며 8시즌 동안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의 존재감이 워낙 묵직한 데다, 에이징 커브 등의 요소도 고려해야 하기에 켈리, 요키시, 루친스키 등이 얼마나 더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콘택트 능력이라는 강점이 확실하고, 3시즌 동안 평균 143경기(총 429경기)를 소화했을 정도로 강철체력을 입증한 터라 최장수 외국인타자를 향한 도전이 결코 불가능하진 않다는 분석이다.
프로스포츠는 비즈니스다. 정 하나만으로 인연을 이어가긴 어렵다. 현역 연장이라는 측면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기량 하나만으로도 장수 외국인타자를 꿈꾸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유의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3시즌 동안 타율 0.333, 51홈런, 274타점을 기록했고, 매년 170안타 이상을 쳐냈다.
데이비스의 경우 한화와 다시 인연을 맺은 2004년부터 도루가 급감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21.25개였던 연평균 도루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7.67개에 불과했다. 기동력이라는 무기가 사라진 것이다. 3년간 도루가 1개에 불과한 페르난데스는 이에 따른 걱정이 불필요하다. 지금의 클러치 능력만 꾸준히 보여주면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
페르난데스의 클러치 능력은 타고난 재능과 노력의 집합체다. 스스로도 “어릴 때부터 공을 맞히는 것 하나는 자신 있었다”고 말한다. 코스와 구종을 가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안타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삼진도 적다. 통산 131삼진, 184볼넷의 수치는 슬럼프에 빠질 위험마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생활을 마무리한 2006년 데이비스의 나이는 37세였다. 페르난데스가 데이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 37세가 된다. 미래를 속단할 순 없지만, 장점이 확실하고 위험요소가 적기에 ‘데이비스 로드’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7시즌을 기준으로 삼으면 올해가 반환점이다. 페르난데스가 ‘최장수 외국인타자’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아직도 데이비스만큼 오랫동안 KBO에서 활약한 외국인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제이미 로맥(전 SSG 랜더스)이 2017시즌 중반 합류해 2021시즌까지 총 5시즌을 뛰며 데이비스의 아성에 도전하는가 싶었지만,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현시점에서 ‘데이비스 로드’에 도전할 만한 주인공은 단 한 명이다. 바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두산 베어스)다. 2019년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어느덧 4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2022시즌 KBO리그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오랫동안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이는 페르난데스를 비롯해 윌리엄 쿠에바스(32·KT 위즈), 케이시 켈리(33·LG 트윈스), 에릭 요키시(33·키움 히어로즈),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노스) 등 5명이다. 모두 2019년부터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투수의 경우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과 KT를 거치며 8시즌 동안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의 존재감이 워낙 묵직한 데다, 에이징 커브 등의 요소도 고려해야 하기에 켈리, 요키시, 루친스키 등이 얼마나 더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콘택트 능력이라는 강점이 확실하고, 3시즌 동안 평균 143경기(총 429경기)를 소화했을 정도로 강철체력을 입증한 터라 최장수 외국인타자를 향한 도전이 결코 불가능하진 않다는 분석이다.
프로스포츠는 비즈니스다. 정 하나만으로 인연을 이어가긴 어렵다. 현역 연장이라는 측면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기량 하나만으로도 장수 외국인타자를 꿈꾸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유의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3시즌 동안 타율 0.333, 51홈런, 274타점을 기록했고, 매년 170안타 이상을 쳐냈다.
데이비스의 경우 한화와 다시 인연을 맺은 2004년부터 도루가 급감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21.25개였던 연평균 도루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7.67개에 불과했다. 기동력이라는 무기가 사라진 것이다. 3년간 도루가 1개에 불과한 페르난데스는 이에 따른 걱정이 불필요하다. 지금의 클러치 능력만 꾸준히 보여주면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
페르난데스의 클러치 능력은 타고난 재능과 노력의 집합체다. 스스로도 “어릴 때부터 공을 맞히는 것 하나는 자신 있었다”고 말한다. 코스와 구종을 가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안타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삼진도 적다. 통산 131삼진, 184볼넷의 수치는 슬럼프에 빠질 위험마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생활을 마무리한 2006년 데이비스의 나이는 37세였다. 페르난데스가 데이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 37세가 된다. 미래를 속단할 순 없지만, 장점이 확실하고 위험요소가 적기에 ‘데이비스 로드’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7시즌을 기준으로 삼으면 올해가 반환점이다. 페르난데스가 ‘최장수 외국인타자’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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