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지난해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전반기 1승3패19세이브, ERA 1.55로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으나 후반기에는 승리 없이 2패11세이브, ERA 2.79로 다소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후반기에도 위력적 투구를 거듭하며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고우석은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점은 어떻게 싸우겠다는 디테일이 ‘있고 없고’다. 지난해에는 후반기에 많이 맞았고,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왜 맞았는지도 몰랐다”며 “올 시즌 후반기 시작 때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왜 그랬는지를 생각하고 고쳐나갔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했더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꾸준하게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고속 슬라이더의 장착이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을 공략하기 위해 떨어지는 각도가 적은 슬라이더를 계속 연마했고, 최근 실전에서 활용하면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일각에선 컷패스트볼(커터)로도 보고 있지만, 그는 슬라이더라고 정의했다.
고우석은 “경기를 보면서 높은 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타자들이 내는 배트의 각도가 어려워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코스에 마음 놓고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그런데 제구가 안 될 때도 많다”며 웃었다. 이어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각이 작은 슬라이더 2개를 동시에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믿음을 갖고 던지니까 잘 통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견제가 많이 좋아졌지만 더 훈련해야 하고, 투구 후 내야수비 연습도 필요하다. 마운드에 올라가마자 베스트 피칭을 할 수 있는 준비 등 많은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결과가 잘 따라준다. (세이브 부문) 개인기록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내게 주어진 역할을 최대한 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