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논란 그 후…벤치의 후인정 감독&관중석의 최태웅 감독, 아쉬움 남는 ‘운영의 묘’

입력 2023-01-0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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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달 28일 OK금융그룹전 도중 판정에 항의하다가 세트 퇴장을 당한 여파로 31일 KB손해보험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후 감독엔 오심 영향 처분 달라…일관성 없어
심판들 경기운영능력 미숙함 지적 목소리도 커
2022년의 마지막 날 의정부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직전 경기에서 각각 판정 논란의 중심에 섰던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49)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한 반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7)은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후 감독은 지난달 27일 한국전력과 홈경기 4세트 도중 오심에 강력히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한국전력의 터치네트에 대한 비디오판독에서 심판진은 ‘노터치’를 선언했는데, 명백한 오심이었다. 후 감독은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등의 지연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최 감독은 이튿날 OK금융그룹과 원정경기 3세트 도중 판정에 항의하다가 ‘세트 퇴장’을 당했다. 오버네트에 대한 비디오판독 상황에서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며 경기를 지연시켰다. 그 때문에 세트 퇴장을 당했고, 추가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일관성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경기 지연’이란 같은 사유에 대한 처분이 달리 내려졌다. 항의의 정도를 따진다면 오히려 후 감독의 징계가 더 무거워야 한다. 오심을 저지른 것 때문에 후 감독의 행동에 강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 경기에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의정부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처럼 배구계에선 최근 잇달아 잡음이 일고 있는 판정뿐 아니라 심판의 경기운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 첨단 판독장비의 전면 도입이 어려운 실정에서 심판진의 운영 미숙이 판정 논란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여자부에서도 판정과 경기 운영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난달 22일 현대건설전 직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경기에 집중하게는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최근 판정 논란들은 단순히 정심, 오심의 문제는 아니다”며 “심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것인데, 그 부분에서 이번 시즌은 아주 실망스럽다. 만약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그 여파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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