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감각 키우는 ‘체이서 매치’를 아십니까? [V리그]

입력 2023-01-05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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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경기가 끝난 직후 실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나서는 ‘체이서 매치’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OK금융그룹의 체이서 매치.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올 시즌 V리그 팬들에겐 티켓 하나로 2경기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 곧바로 같은 장소에서 번외 경기가 열리는데, 바로 ‘체이서 매치’다.

V리그 남자부는 올 시즌 선수단 정원을 기존 19명에서 21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출전 엔트리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14명이다. 나머지 선수는 몸 풀 기회가 없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체이서 매치다. 공식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도록 해주자는 취지다. 신인이나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 군 복무를 마친 선수들이 감각을 키우기엔 안성맞춤이다.

원래 2군 리그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추가 비용 때문에 구단 간 의견이 갈린다. 그래서 한국배구연맹(KOVO)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체이서 매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현재 남자부 3개 팀만 의기투합했다.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 대한항공이 참가한다. 지난해까지 모두 4경기가 치러졌고, 7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린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는 꽤 많은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유튜브 생중계도 이뤄졌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과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석 감독은 “공식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틸리카이넨 감독도 “선수들이 1군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경기”라고 반응했다.

송병일 현대캐피탈 코치(가운데)가 지난해 11월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체이서 매치에서 코트를 바라보고 있다. 두팀은 체이서 매치에 앞서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정규경기를 가졌다.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하지만 모든 게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정원 21명으로는 꾸준히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선수 부족으로 1군 경기를 뛰고 다시 체이서 매치에 나서는 상황도 생긴다. 누군가에겐 과부하다. 정원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하는 이유다.

아울러 구단에만 맡기지 말고 KOVO 차원의 방안도 마련되어야한다. 최근 인기가 시들한 남자배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전을 내놓아야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체이서 매치는 한계가 있다. 남자배구에 대한 관심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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