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해임 충격 딛고 후반기 첫 승’ 어수선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힘냈다

입력 2023-01-05 2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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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외국인선수 옐레나(오른쪽)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GS칼텍스와 홈경기 도중 상대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를 터트리고 있 다. 옐레나는 36득점으로 팀의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옐레나·김연경 나란히 전위 활약
풀세트 끝 GS칼텍스 꺾고 3연승
경기 후 이영수 대행도 사퇴 의사
신용준 새 단장 “감독 빠르게 선임”
권순찬 전 감독의 경질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흥국생명 선수들은 힘을 냈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이겼다. 옐레나(36점·공격성공률 50.77%), 김연경(22점·47.06%), 이주아(10점·47.06%), 김미연(11점·33.33%)의 활약이 빛났다. 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15승4패·승점 44)은 2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1위 현대건설(17승2패·승점 48)과 격차도 좁혔다.

흥국생명에는 권 전 감독의 해임 이후 첫 경기였다. ‘구단과 방향성이 달라서’ 권 전 감독을 해임한 만큼 구단이 어떤 색깔을 낼지 관심이 집중됐다. 2일 김여일 전 단장의 동반 사퇴 이후 부임한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 기용이 아닌 운영 면에서 (권 전 감독과 김 전 단장 사이) 갈등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서울 GS칼텍스의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이영수 감독대행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 단장에 따르면, 구단과 권 전 감독 사이의 마찰은 김연경, 옐레나의 로테이션 문제에서 비롯했다. 신 단장은 “팬들이 원한 것은 전위에 김연경, 옐레나가 나란히 있는 것이 아니라 전·후위에 따로 서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유튜브와 팬들 사이에서도 로테이션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안다. (권 전 감독과) 그 부분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고유권한을 침해한 행위인데도 납득할 만한 추가 해명은 없었다.

이날 경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연경과 옐레나도 전위에 나란히 섰다. 달라진 것은 미들블로커(센터) 한 자리 정도였다. 김나희가 2일 용종 제거 수술로 2주간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지수가 그 자리를 채웠다. 이영수 감독대행은 “감독님은 그동안 코치진과 의논해 경기를 운영했다. 코치진 의견을 잘 들어주셨다”며 “오늘(5일)도 평소대로 할 생각이다. 경기운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서울 GS칼텍스의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후 선수들이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선수들은 힘을 냈다. 흥국생명 팬들은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고 적힌 클래퍼를 들었다. 한 팬은 “흥국생명 팬들이 자비로 모금해 제작한 클래퍼”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모마의 12득점 활약에 1세트를 내줬지만, 옐레나가 살아난 2세트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옐레나는 2세트에만 홀로 13점을 뽑았다. 3세트에는 전위에서 펄펄 난 김연경의 몫이 컸다. 김연경은 3세트 17-14에서 퀵오픈 공격, 블로킹 등으로 팀의 4연속득점에 앞장섰다. 흥국생명은 5세트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따냈다.

한편 경기 후 이 대행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선수들은 모른다.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만 하고 그만두려 했다. 구단에는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신임 감독을 빠르고 신중하게 선임할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선임해 남은 라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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