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점만 딱 써놓았네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덕아웃의 화이트보드에는 ‘두려움 없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문구가 있다. 이를 본 박진만 삼성 감독(47)은 ‘직접 써놓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도 지금 처음 봤다.
누가 쓴 것이냐”고 반문했다. 구단 관계자가 작성자를 수소문해 찾은 결과, 포수 강민호가 12일 출근해 동기부여 차 적은 문구로 밝혀졌다. 박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 필요한 점만 딱 써놓았다”며 “저 말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부터 12일 대구 SSG 랜더스전까지 6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 팀 타율은 0.205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마운드에선 12일 선발투수 백정현이 5이닝 1실점 역투로 모처럼 반등 가능성을 비치고도 패전을 떠안는 등 불운이 잇달았다. 삼성 타자들은 모처럼 얻은 만루 기회에서도 무득점에 그치거나, 기회 자체를 만드는 데 애를 먹곤 했다. 박 감독은 “한 번 풀리기 시작하면 (안타가) 연달아 나올 텐데, 선수들에게 부담이 있는 듯하다”고 짚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삼성 야수들은 12일 경기를 마친 뒤 곧장 귀가하지 않았다. 외국인타자 호세 피렐라와 주장 오재일을 비롯해 김동엽, 김지찬, 김태군 등은 배팅케이지 안에 들어가 타격감을 찾으려 애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박 감독이 직접 배팅볼 투수를 자청했다. 박 감독은 2박스 가량의 공을 쉬지 않고 던졌다. 훈련 중간 어깨를 푸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박 감독은 13일 SSG전을 앞두고 ‘어제(12일)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직접 던져주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족하면 더 해야 한다. 승패는 어차피 감독 책임이지만,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해줘야 할 것은 해줘야 한다. 다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배팅볼을 얼마나 던졌는지 모르겠다. 힘이 닿는 데까지 던졌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또 “투타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어도 지금 투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고, 타격은 언제 반등할지 모른다. 투수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땐 타자들이 도울 수 있다. 좀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구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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