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의 홈런 순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1세기 ‘야구의 상징’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오타니가 특별한 날 홈런을 쳤다.
‘야구의 아이콘’ 베이브 루스(1895~1948)가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첫 홈런을 친 지 100년이 되는 날인 18일(현지시각), 오타니가 2009년 새로 지어 문을 연 양키 스타디움에서 홈런, 그것도 결승 2점 홈런은 친 것.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첫 타석이던 1회 초 무사 2루에서 상대 선발 클락 슈미트를 상대로 3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143km의 스위퍼를 받아쳐 우측 담장 뒤쪽 양키스 불펜에 떨어지는 투런 포를 폭발했다. 오타니의 시즌 4호 홈런이자 양키스와 18경기에서 8번째 터트린 대포다.
100년 전 오늘인 1923년 4월 18일, 루스는 161번가 건너편에 새로 개장한 양키 스타디움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하워드 엄케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는 양키스타디움에서 루스가 친 첫 홈런이었다. ‘루스가 지은 집’이란 별명을 가진 양키스타디움은 1923년 문을 열었으며, 양키스는 2008년까지 이 구장을 쓰다가 2009년부터 바로 옆에 기존 구장 외형 그대로 지은 신축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타니는 루스 이후 야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타 겸업 선수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타자와 투수로 모두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전날 레드삭스전 선발 투수로 나서 2이닝 동안 31개의 투구만 했다. 하지만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85분간 중단 됐다 재개하면서 강판했다. 하지만 다음날 타자로 나서 전날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오타니는 올 시즌 4번의 선발 등판에서 2승 0패 평균자책점 0.86을 기록 중이며, 21이닝 동안 27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3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타석에선 이날 경기 포함 타율 0.300(60타수 18안타), 4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5을 기록 중이다.
베이브 루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는 루스와 자주 비교된다. 루스의 은퇴 이후 투수-타자 겸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첫 번째 선수이기 때문이다.
루스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6시즌 동안 투타 겸업을 한 뒤 이후 타자 활동에 전념했다.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부터 투타 겸업을 했으며 지난 시즌 완전히 궤도에 올랐다.
MLB 역사상 한 시즌에 100이닝-200타석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루스와 오타니 둘뿐이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3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로 활약하며 에인절스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