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안양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안양 KGC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100-97 승리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KGC 김상식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안양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GC는 이번 시즌에 앞서 2가지 큰 변화를 맞았다. 먼저 사령탑이 교체됐다. 김상식 감독(55)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남자농구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김 감독이지만, 프로무대에선 한 팀의 수장으로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 더욱이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전성현이 고양 데이원으로 이적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로 성장한 전성현의 이적은 큰 타격이었다. 배병준, 정준원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전성현의 빈자리는 몹시 크게 느껴졌다.
김 감독이 선택한 해법은 ‘모두가 함께 하는’ 농구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다양화하는 ‘모션 오펜스’를 통해 몇몇 선수에게 의존하는 농구가 아니라 코트 위 5명 전원이 어우러져 득점하고, 수비하는 농구를 장착했다. 그 결과 배병준, 박지훈, 렌즈 아반도, 한승희 등 식스맨들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다른 팀들에 비해 전력이 탄탄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시즌을 거듭할수록 KGC는 두꺼운 뎁스를 뽐내며 선두를 질주했다.
이는 챔프전에서도 증명됐다. 쌍두마차 오세근과 오마리 스펠맨이 챔프전 내내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2차전에선 아반도가 맹활약으로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3차전에선 배병준이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KGC가 2승1패로 앞서나가는 데 힘을 보탰다. 6차전에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순간 제2옵션 외국인선수 데릴 먼로가 팀을 구했고,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변준형도 폭발력을 되찾는 등 챔프전 동안 KGC의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터졌다.
김 감독 특유의 운영방식도 KGC에는 큰 도움이 됐다.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훈련량을 줄여 선수들이 회복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이끈 덕분에 부상으로 오랫동안 이탈한 선수 없이 장기 레이스를 버틸 수 있었다. 선수 개개인이 철저히 몸 상태를 관리하면서 경기 당일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팀 운영 기조를 지킨 덕분에 KGC는 무결점 통합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안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