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전주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전창진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언제나 그랬듯 톡톡 튀는 사복 차림으로 등장한 최준용은 등번호 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았다. 원 소속팀인 서울 SK 시절 달았던 번호이자, 각별한 사이인 후배 송교창(27·상무)이 입대 전 KCC에서 달았던 번호다. 그는 “(송)교창이가 ‘나는 다른 번호 할 테니 2번을 달고 뛰라’고 하더라.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받은 만큼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내게는 미국에 가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 KCC는 ‘한국에서 결과만 만들어내면 그 꿈을 존중해주고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그 점에 마음이 끌렸다”고 밝혔다.
최준용은 톡톡 튀는 이미지와 승부욕으로 화제를 모으는 선수다. KCC에서도 그 색깔은 변치 않을 듯하다. 그는 “KCC에서도 내 이미지 그대로일 것”이라며 “내가 다른 팀이면 정말 싫어할 것이다. 전 감독님도 나를 많이 싫어하셨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같은 팀이 되면 왜 좋은지 잘 알게 될 것이다. KCC 선수들과도 정말 잘 아는 사이다. 내가 있는 팀이 최고의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준용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전주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허웅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허웅, 송교창, 이승현이 버틴 KCC로선 다재다능한 최준용까지 가세함에 따라 득점력과 높이를 모두 보강할 수 있게 됐다. 그에 따른 책임감도 강하다. 최준용은 “연봉킹보다는 농구킹이 되고 싶어서 KCC를 선택했다”며 “SK 시절 KCC를 보면 (포지션의) 교통정리가 안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사이좋게 득점할 수 있도록 패스도 나눠주고 싶다. 나는 득점에 욕심내는 선수도 아니고, 승리에 목마른 미친놈이다. 그저 우리 팀 동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남다른 승부욕을 드러냈다.
전 감독과 허웅도 최준용의 합류에 따른 효과를 기대했다. 전 감독은 “최준용은 멀티플레이어로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개성 있는 게 나쁜 게 아니다. 최준용이 마음껏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부상만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웅은 “정말 재미있게 농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준용이 와서 굉장히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함께 뛴다면 든든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팬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최준용은 먼저 “SK 시절 팬들이 마음에 남는다”며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다. 마음 한편에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한 뒤 KCC 팬들에게도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기대하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를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