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이영하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1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6-3 역전승에 기여했다.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두산(26승1무24패)은 상위권 추격의 불씨도 살렸다. 한화(19승3무31패)는 2연패에 빠졌다.
이날 7회초까지 1-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7회말 한화 구원투수 김서현~김범수~강재민의 잇단 난조를 놓치지 않고 단숨에 역전했다. 4사구로만 잡은 2사 만루 찬스에선 양의지가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2사 1·3루에선 양석환이 2타점을 보태 5-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점차로 앞선 두산에는 곧바로 승리공식을 대입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벤치에선 망설임 없이 이영하를 택했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최고 시속 146㎞의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의 2개 구종만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펼쳤다. 선두타자 장진혁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이진영에게는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박정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낚은 데 이어 문현빈을 공 1개로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시즌 2번째 홀드 요건을 채웠다.
이날 적잖은 인원이 메워야 했던 마운드에도 안정을 되찾아준 투구였다. 대체선발로 등판한 박신지(2이닝 2실점)와 그 뒤를 이은 김명신(2이닝 무실점)이 가급적 긴 이닝을 합작하려 애썼지만, 추가적 소모를 피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결국 백승우(1이닝 무실점)~박정수(1.2이닝 1실점)~이형범(0.1이닝 무실점)이 힘겹게 버텨야 했다. 이런 가운데 ‘계산이 서는’ 필승조의 존재는 마운드에 큰 힘이었다.
이영하에게는 사무치게 그리웠던 마운드다. 2021년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그는 긴 시간 동안 마운드를 떠나있다가 지난달 31일 무죄 판결을 받고 10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음에도 여전히 묵직한 구위를 뽐냈고,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마음이 편치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잘 준비해준 것 같다”며 “돌아왔을 때도 문제될 건 없어 보였다. 긴박하고 팽팽한 상황에 던져도 충분할 듯하다. 지금으로선 이영하도 마무리투수 홍건희와 함께 믿고 내보내는 선수다”고 말했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