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6월 2번째 친선경기를 펼친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54·포르투갈)과 함께 한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 고지를 밟은 한국은 ‘클린스만호’로 전환한 뒤 아직 승리가 없다.
콜롬비아(2-2 무)~우루과이(1-2 패)로 이어진 3월 A매치 2연전에 이어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남미의 복병’ 페루와 일전마저 0-1로 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6월이 진짜 출발”이라고 의욕을 보인 만큼 더욱 아쉬운 결과다.
그러나 변명거리는 많다. 6월 2연전에 나선 대표팀은 완전체 전력이 아니다. 골키퍼 진용과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 포지션에 걸쳐 누수가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으로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은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페루전은 건너뛰었다.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마치자마자 런던에서 받은 스포츠탈장 수술 여파다.
통증을 달고 여느 때보다 긴 시즌을 소화했으나,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는 손흥민을 제외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여기저기 공백이 많은 상황에서 주장까지 뺄 수 없었다. 다만 출전은 다른 문제다. 부상이 심각하진 않아도 출전시간 안배는 필요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완전한 휴식을 결정했다.
특급 스타가 벤치를 지키자 대표팀은 어려움에 빠졌다. 이강인(22·마요르카)이 측면과 2선 중앙을 오가며 간간이 번뜩였으나, 전반적으로 팀 공격에는 묵직함과 정교함이 사라졌다. 중심축이 없는 한국은 모래알 조직력의 한계를 절감한 끝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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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총력전에 나설 참이다. 무엇보다 더 이상 승리를 미룰 수 없는 데다, 상대는 ‘클린스만호’가 만난 스파링 파트너들 중 최약체다. 엘살바도르는 15일 일본 원정에서 졸전 끝에 0-6으로 대패했다.
큰 부상 변수가 없다면 지금까지의 답답한 흐름을 끊고 다양한 공격 조합 테스트를 위해서라도 손흥민도 어느 정도는 뛰어줘야 한다. 측면, 전방 배치, 2선 포진까지 여러 롤을 수행할 수 있어 자원 활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다행히 상태는 나쁘지 않다. 러닝, 스트레칭, 스텝, 볼 터치, 미니게임, 슛까지 풀 트레이닝을 별 문제없이 소화했다. 손흥민은 “경기 당일까지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하고 아직 출전 여부도 알 수 없다”면서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