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K리그 ‘인종차별’ 징계 수위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축구가 사상 초유의 ‘인종차별 상벌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2일 울산 현대 일부 선수들과 직원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나눈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이들은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뛴 태국 수비수 사살락(부리람)의 이름을 SNS 상에서 직접 언급하며 조롱하고, 현재 K리그에서 시행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쿼터를 모욕하는 대화를 나눴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인종차별과 관련한 상벌위원회 개최는 이번이 처음으로, 박용우, 이규성, 정승현, 이명재(이상 선수)와 팀 매니저가 출석한다. 박용우와 정승현은 페루~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2연전을 치른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돼 ‘자격 논란’까지 빚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은 A매치 주간 직전인 10일 울산-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1 경기가 발단이었다. 울산이 5-1 대승을 거둔 경기 후 우수한 활약을 펼친 이명재의 외모를 빗대 이규성이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는 표현을 했고,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고 적었다. 또 구단 직원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썼는데, ‘태킁’이란 표현마저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발음을 조롱했다는 의심을 샀다.

홍명보 울산 감독이 최근 ‘축구인골프대회’에 참석해 “인종차별은 세계적 문제다. 팀을 책임지는 감독으로서 불미스러운 사태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독일)이 박용우와 정승현을 A매치에 출전시킨 뒤 “모든 사람은 실수한다”고 감쌌으나 K리그 차원의 징계는 불가피하다.

징계수위가 관건이다. 연맹 규정상 인종차별적 언동을 한 선수에게는 10경기 이상 출전정지, 1000만 원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울산이 올 시즌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주축 선수들의 징계 결과에 모두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 구단은 “SNS 상에서 벌어진 일이고 선수들이 많이 반성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오프라인이 아닌 SNS 발언은 약한 징계를 한다”며 징계 최소화를 바라고 있으나, 일각에선 일부의 일탈로 보지 않는다. 특정 선수를 집단으로 조롱한 데다, 영문 사과문은 내지 않아 진정성을 의심한다. 울산은 사살락에게 직접 사과했으나 세계의 따가운 시선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울산 구단의 SNS에는 동남아인들의 분노가 넘쳐난다. 연맹으로선 리그 이미지 실추까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