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광주FC는 K리그1에서 최고의 ‘도깨비 팀’이다. 개막 이전까지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승격팀’은 이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럴 만하다. 기대이상으로 선전하면서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위치를 꿈꾼다. 단순히 파이널A(1~6위) 진입에 만족하지 않는다.
광주는 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선두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저력을 증명했다. 2-0 쾌승으로 승점 45(12승9무8패)를 쌓아 3위로 도약했다. 반면 울산은 승점 61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름값, 몸값, 전력, 우승 경험,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광주가 열세다. 그러나 이정효 감독의 광주는 다르다.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실언으로 간혹 상대를 자극하지만, 축구가 팀 스포츠임을 일깨워주곤 한다.
광주의 컬러는 분명하다. 항상 ‘공격 앞으로’를 외친다.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전북 현대를 만나도,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와 맞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이날 울산 원정에서도 당당했다. 이 감독은 “맞짱을 뜨겠다. 어떻게 막느냐가 아닌, 어떻게 뚫을지를 고민했다”며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여건은 좋지 않았다. 주축들이 대거 이탈했다. 엄지성과 허율은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됐다. 아사니는 경고누적, 티모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럼에도 번뜩였다. 최근 8경기 연속 무패(3승5무)의 기운을 이어갔다. 이전까지 상대전적에서 16승6무1패로 크게 앞섰고, 올해 2차례 만남에서도 전부 웃었던 울산은 위축돼 있었다. 2위 포항(승점 53)의 맹추격을 의식해서인지 몸이 무겁고 경기력은 무뎠다.
“두드리면 열린다”던 이 감독의 예상이 전반 17분 적중했다. 울산 수비수 정승현과 중앙 미드필더 이동경, 이규성이 볼 처리를 미루다 뒤로 빠트리는 실수를 범했고, 둔탁하게 밀고 들어간 광주 공격수 이건희가 시즌 4호 골로 연결했다.
광주의 후반전은 더 매서웠다. ‘이정효 생각대로’의 법칙이 또 적중했다. 후반 9분 베카의 골은 원정팀 벤치가 바란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득점해본 선수들을 전부 투입했다. 베카만 무득점”이라며 6월 합류한 조지아 공격수의 K리그 데뷔골을 바랐는데,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
울산은 팀 밸런스를 유지하고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의 활용하지 않던 주민규-마틴 아담의 투톱까지 가동했으나, 9월 유럽 원정 2연전에 생애 처음 국가대표로 승선한 광주 수비수 이순민을 뚫지 못해 완패를 당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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