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경험 없는 레전드까지 끌어다 쓴 수원 삼성, 초고속 강등열차를 세울 수 있나?

입력 2023-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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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대행.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대행.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수원은 32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5승7무20패, 승점 22로 최하위(12위)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라면 다이렉트 강등이 불가피하다. K리그1에선 최대 3팀이 K리그2로 강등되는데, 10위와 11위에게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한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는 반면 12위는 그대로 떨어진다.

상황이 심각하다. 11위 강원FC(4승14무14패·승점 26)와 격차는 승점 4점이다. 1경기 반 차이는 뒤집기가 쉽지만은 않다. 정규 33라운드까지 최하위를 예약한 가운데, 파이널라운드그룹B(7~12위)에서 치를 5경기에서 반등에 실패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의 강등을 경험하게 된다.

수원의 조급함은 반복된 ‘사령탑 교체’로 드러난다. ‘감독대행’을 포함해 올해만 지도자 4명과 함께 했다. 이병근 전 감독과 4월 결별한 뒤 최성용 수석코치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고, 5월 부임한 김병수 전 감독을 지난달 26일 경질한 뒤 ‘리빙 레전드’ 염기훈을 감독대행으로 앉혔다.

팀에서 가장 크게 사랑받은 선수를, 올 시즌을 플레잉코치로 맞았으나 이렇다할 지도자 경력이 없는 이를 선임한 사실은 그만큼 수원이 다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박한 구단 입장에선 마지막 승부수일 수 있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실상 사라진 모기업의 투자와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전력 보강, 해외전지훈련마저 포기할 정도로 허술한 시즌 준비 과정에서 확인되는 구단의 무능한 행정에 대한 질타를 덮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본다.

유감스럽게도 ‘염기훈 대행’ 체제의 출발마저 좋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0-2로 져 5연패에 빠졌다. 5연패 동안 1골을 넣고 11골을 잃었다. 8일 안방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33라운드를 치르지만 기대감은 크지 않다.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홈경기는 오히려 두렵다. 인천전에서 ‘수원 삼성은 죽었다’는 의미로 검정색을 드레스 코드로 삼은 팬들은 8일 포항전 때는 더욱 크게 구단을 성토할 참이다. 염 대행은 “도망가지 않겠다. 시간을 갖고 준비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수원은 이미 너무도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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