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으로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 LG 염경엽 감독 “상상과 달리 눈물은 안 나와…4월말~5월초 위기 선수들 덕분에 극복”

입력 2023-10-04 1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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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염경엽 감독(55)은 지난해 11월 LG 트윈스 사령탑에 오르며 ‘우승’을 선언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지만, 첫 해부터 곧장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거치며 프로팀 사령탑으로 이루지 못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반드시 거머쥐겠다는 포부였다. 그렇게 11개월이 흘러 그는 LG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 됐다.

염 감독은 4일 사지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솔직히 말해서 우승하면 눈물이 마구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런 상상도 해본 적이 있다”며 “(3일) 부산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우승을 확인했다. 선수단 버스라도 탔다면 실감이 났겠지만, 개인차량으로 이동해 선수들과 따로 있었다. 기사님과 단 둘이었다. 솔직히 담담했다. 크게 실감나지 않았지만 좋긴 하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홈경기에서 팬들과 함께 우승트로피를 받는 행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 되면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다. 어제(3일) 저녁은 차분하게 보냈다. 코칭스태프들끼리 모여 샴페인 한 잔을 했다”고 말했다.

한 시즌을 돌아본 그는 4월말과 5월초를 가장 큰 위기로 꼽았다. 염 감독은 “이제 말하는 것이지만, 준비했던 선발 카드들이 4월에 모두 실패했다. 구상이 틀어졌다. 큰 위기였다. 우승이 아니라 페넌트레이스를 4~5위로 마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사령탑은 고민하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이기겠다는 의지로 덕아웃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타자들의 방망이가 터지면서 선발투수 싸움에서 힘들었던 경기를 잡아내는 경우가 늘어났다. 염 감독은 “그 당시 임찬규가 살아났고, 방망이가 엄청 터졌다. 그렇게 5월에 많은 승수를 쌓은 게 나중에 약간 위기가 왔어도 흔들리지 않았던 비결이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얘기했다.

일찌감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LG는 잔여일정을 여유 있게 보낼 수 있게 됐다. 정규시즌 동안 출전 비중이 높았던 선수들에게는 자율권을 주기로 했다. 조기에 휴식을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뛰기 위해서다. 염 감독은 “얼마 전 고참들과 얘기를 나눴고,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3일을 쉬고 합숙에 들어가기로 했다. 선수들과 상의해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한국시리즈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통합우승을 향한 로드맵의 일부를 공개했다.

사직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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