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헌(왼쪽) 여자 탁구 대표팀 감독과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 사진제공 | 대한탁구협회
6일 협회 측은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종료 후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주 감독과 오 감독의 재계약 안을 놓고 회의에 들어갔다. 그 결과 재계약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며 “협회는 체육회의 허락을 받아야 두 감독의 재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31일 체육회로부터 재계약 승인 건에 대한 최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계약의 배경은 단연 항저우아시안게임 호성적이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남녀부 도합 금1·은2·동5를 수확하며 2002년 부산대회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에서 금메달을 가져왔다. 특히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복식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 조는 중국의 전 종목(7개) 제패에 제동을 걸며 감동을 선사했다. 앞서 올해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탁구는 주 감독과 오 감독의 지도하에 은2·동1을 가져오며 ‘더반의 기적’을 썼다.
당초 주 감독과 오 감독의 계약기간은 지난달 31일까지였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열린 대표팀 해단식 전후로 두 감독의 재계약 기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에선 두 감독에게 2024년 연말까지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다. 내년 2월 열릴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7월 2024파리올림픽 호성적을 위해 당초 올해 11월 열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개최도 1년 연기할 정도로 지금 대표팀에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협회는 파리올림픽 이후에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세계랭킹 상승을 위한 WTT 대회가 잇달아 열리는 만큼, 두 감독에게 올림픽 종료 시점이 아닌 내년 연말까지 대표팀을 맡기기로 했다. 이밖에 남자대표팀 황성훈 코치와 여자대표팀 석은미 코치도 각각 주 감독, 오 감독과 동행을 이어간다.
대표팀엔 아직 과제가 적지 않다. 남자부 장우진(27·무소속)과 임종훈(25·한국거래소)은 물론, 여자부의 신유빈과 전지희 등에 필적할 선수를 계속 찾아야 한다. 이에 주 감독과 오 감독 모두 지난달 29일(한국시간)부터 이달 5일까지 열린 WTT 프랑크푸르트 대회 출전을 위해 일찌감치 독일로 출국한 상태다.
주 감독은 이전부터 “올림픽에선 중국은 물론, 드미트리 옵차로프와 당추(이상 독일), 펠릭스~알렉시스 르브론 형제(이상 프랑스) 등 난적들이 많다. 국내 최고에 만족하면 안된다”고 경고하며 새 얼굴 발굴에 돌입했다. 오 감독도 현재 여자대표팀의 약점인 왼손잡이 보강을 위해 유한나(21·포스코인터내셔널 스피너즈)와 심현주(24·미래에셋증권) 등을 지켜보고 있고, 수비형 선수 발굴을 위해 이승은(16·대한항공)을 관찰하고 있다. 이밖에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스피너즈)~이다은(한국마사회)~김성진(이상 18·대송고3)은 물론, 허예림(13·이일여중1)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를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