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자’로 자세 낮췄던 마사, J리그 주빌로 입성…K리그의 피날레는 찬란했다

입력 2023-12-2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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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마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화려하진 않았다. 이름값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프로 커리어도 냉정히 보자면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9년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왔을 때도 비슷했다. ‘그럭저럭 괜찮은’ 또는 ‘쓸 만한’ 선수가 2023시즌까지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에 몸담았던 일본 미드필더 마사(28)를 향한 표현이었다.

그러나 K리그에서 5시즌을 채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마사의 피날레는 찬란했다. 그는 J리그로 승격한 ‘전통의 명문’ 주빌로 이와타로 향한다. 양 구단의 이적 합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교토 상가, SC사가미하라, 자스파쿠사쓰 군마 등 늘 J2, J3리그 등 하위무대를 전전한 마사가 오랜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마사는 안산에서 첫 시즌을 마치고, 이듬해 수원FC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2021년 K리그1 강원FC에 입단했다. 하지만 K리그1에서 출발은 아쉬웠다. 9경기만 뛰었고, 후반기에는 K리그2 대전하나로 임대됐다.

마사가 K리그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된 계기는 2021년 10월 안산전을 마친 뒤 인터뷰였다. 유창한 우리말로 “난 개인적으로 축구인생 패배자였다. 그래도 인생을 바꿀 매 경기를 뛰고 있다.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하자”고 외쳐 큰 화제를 모았다. 승격을 향한 그의 의지는 피치에서 드러났다. 2021시즌 후반기 15경기에서 9골·1도움을 올렸다. 그럼에도 대전하나는 승격에 실패했다.

마사와 대전하나는 결국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2023시즌을 K리그1에서 맞았다. 준비된 마사는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했다. 25경기에서 6골·3도움으로 잔류에 힘을 보탰다.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K리그1 유력 구단들도 있었다. 하지만 마사는 도전을 원했다. 그리스의 한 팀과 거의 연결됐다. 연봉 10만 유로(약 1억4300만 원) 남짓한 형편없는 처우였음에도 개의치 않았다.

복잡한 내부사정으로 인해 유럽행은 끝내 무산됐지만, 마사의 소식은 일본 내에도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마침 승격팀으로 전력 보강이 필요한 이와타와 인연이 닿았고, 마사에게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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