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 유료화는 시대의 변화, 무조건 색안경 끼고 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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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KBO와 CJ ENM이 3년간 총 1350억 원(연평균 450억 원) 규모의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로야구의 유료화 시대가 열렸다.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이 이뤄지는데, 가장 중요한 화두가 바로 ‘유료화’다. TV 중계방송은 종전처럼 무료시청이 가능하지만, 유무선 중계방송을 제한 없이 즐기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CJ ENM은 시범경기가 개막하는 9일부터 4월 30일까지 티빙 이용자를 대상으로 무료시청 행사를 진행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유료화를 시작한다. 월 55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고화질 프로야구 중계는 물론 예능, 드라마, 영화 등 기존 티빙 콘텐츠 시청이 가능하다.

이에 따른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종전에는 TV 중계는 물론 유무선 중계도 포털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팬들은 데이터만 확보되면 어디서든 중계방송을 시청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게 여겼던 무료시청권이 사라졌으니 반가운 일은 아닐 터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는 불가피하다.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는 유료화를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MLB 유무선 중계는 MLB닷컴의 ‘MLB.TV’, NPB는 ‘다즌(DAZN)’과 ‘파리그(퍼시픽리그)닷컴’을 통해 유료로 시청할 수 있다. 시장 규모는 다르지만, MLB.TV의 월 시청료는 29.99달러(약 4만 원)에 달한다. 파리그닷컴은 매월 1595엔(약 1만4000원)을 지불해야 시청할 수 있고, 1일권도 660엔(약 5900원)이다.

유료화의 첫발을 뗀 티빙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졌다. 첫 번째 시도에는 늘 시행착오가 따른다. 2024시즌이 끝나면 유료화는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K리그(쿠팡플레이)에 이어 KBO리그의 유료화 정책까지 자리를 잡으면, 다른 프로스포츠의 수익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책임감이 막중하다. 티빙 관계자는 “독보적인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차별화된 스포츠 중계 역량으로 안정적인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야구 팬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에 진심을 담겠다”고 약속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