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2014년 서건창 이후 10년 만에 한 시즌 200안타 달성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30)는 올 시즌 경기당 1.4안타를 때렸다. 멀티히트 횟수만 48회(공동 1위)다. 200안타까지 가능한 흐름이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 203안타다. 지난해까지 42년 KBO리그 역사에서 200안타 달성자는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서건창(201안타·현 KIA 타이거즈)뿐이다. 레이예스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던질 데가 없다”
좌·우타석을 모두 활용하는 스위치히터 레이예스는 약점을 찾기 어려운 타자다. 스트라이크존을 9개 구간으로 나눈 핫&콜드 존을 볼 때 몸쪽과 바깥쪽 가리지 않고 벌겋지 않은 곳이 없다. 올 시즌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 도입으로 스트라이크존 양쪽 상·하단 모서리를 노리는 투수가 적잖게 늘었지만, 레이예스에게는 이마저도 잘 통하지 않는다. 한 지도자는 “바깥쪽 하단 경계선에 공을 묻히듯 던지는 것까지 걷어내더라”며 “(레이예스를 상대할 때) 던질 데가 없다고 느끼는 투수나 포수가 꽤 있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즉, 상대 배터리가 이른바 ‘어렵게 승부하는 공’마저 모두 이겨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섀도 존(shadow zone·스트라이크존 경계선 안팎에 공 1개씩 들어가는 너비를 뜻하는 구간)에 투구되는 비율 또한 15.4%에 달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을 쳐내는 능력(29.9%·1위)까지 뛰어나니 상대 배터리가 혀를 내두를 만하다. 레이예스는 “상대 배터리가 나와 어떻게 승부하는지 살피다 노림수를 갖는 경우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공을 맞히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밝혔다.
●“경기에도 안 빠져”
외야수인 레이예스는 김태형 롯데 감독이 꼽은 전반기 수훈갑이었다. 전 경기에 출장하며 성적까지 꾸준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새 야수진을 꾸리기까지 전준우, 노진혁, 유강남 등 기존 핵심타자가 휘청거린 까닭에 중심을 잡아줄 타자가 필요했는데, 레이예스가 타선의 리더나 다름없었다. 레이예스는 월간 타율 3할을 밑돈 적이 없는 데다, 중요도 높은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해냈다. 김 감독은 “매일 (경기에) 빠지지 않고 묵묵하게 뛰어주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더욱이 공격에서만 공헌도가 높은 게 아니다. 레이예스는 메이저리그(MLB) 시절 햄스트링 부상 이력이 적잖은 선수였다. 이에 롯데는 수비와 주루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수비 비중이 줄어든 베테랑들이 돌아가면서 뛰어야 해 레이예스의 지명타자 기용이 여의치만은 않다. 여기에 레이예스는 무의식적으로 허슬플레이까지 펼치곤 한다. 김 감독이 “잘해준 선수는 많지만, 그래도 특히 고맙다”며 레이예스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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