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백중 명사수 쏟아지는 나라…한국사격, 올림픽 이어 패럴림픽까지 명중

입력 2024-09-01 12:56:2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사격이 2024파리패럴림픽까지 접수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이윤리와 첫 금메달을 딴 조정두, 공기소총 세계 챔피언 박진호(왼쪽부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사격이 2024파리패럴림픽까지 접수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이윤리와 첫 금메달을 딴 조정두, 공기소총 세계 챔피언 박진호(왼쪽부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2024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애초 종합 15위 안에 드는 것이었다. 예상 금메달 수는 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이었다. 한국은 종합 8위(금13·은9·동10)까지 비상했다. 양궁과 펜싱이 예상대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사격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덕분이었다. 사격에선 메달 6개(금 3·은 3)가 쏟아졌다. 8월 29일(한국시간) 개막한 2024파리패럴림픽의 초반 양상도 비슷하다.

●기분 좋은 출발

사격은 파리패럴림픽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림픽 혼성 10m 공기소총에서 금지현-박하준이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은)을 선사했듯, 패럴림픽에서도 이윤리(49·완도군청)가 맨 처음 낭보를 전했다. 8월 30일 샤토루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246.8점을 쏴 은메달을 따냈다. 경기 후 그는 “작은 사람에 불과한 내가 대한민국에 큰 희망과 기쁨을 맨 처음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윤리가 시작을 알리자, 이날 사격대표팀은 금메달과 동메달까지 모두 수확했다. 조정두(37·BDH파라스)는 남자 10m 공기권총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제치고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어 사격대표팀 주장 서훈태(39·코오롱)가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SH2 결선에서 동메달을 땄다. 2007년 군 복무 중 뇌척수막염 치료를 잘 받지 못해 후유증으로 척수장애를 얻은 조정두는 “처음 장애를 갖고 7~8년 동안 집 밖에 나가기를 두려워했지만, 사격을 접하고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갖고 세상 밖으로 나오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챔피언 금메달리스트 박진호

한국 선수단은 ‘세계챔피언 금메달리스트’까지 배출했다. 주인공 박진호(47·강릉시청)는 8월 31일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SH1 결선에서 249.4점을 쏴 예르킨 가바소프(카자흐스탄·247.7점)를 제치고 마침내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올해 창원 장애인사격월드컵 5관왕으로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그를 ‘월드챔피언’으로 소개했는데, 이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2020년 도쿄대회 복사 종목에서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0.1점차로 아쉬움을 곱씹은 적이 있는 그는 “패럴림픽 금메달만 따지 못해 늘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제는 비어있던 게 꽉 찬 느낌”이라고 말했다.

2024파리패럴림픽 사격대표팀에 금빛 기운을 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오예진, 양지인(왼쪽부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사격연맹

2024파리패럴림픽 사격대표팀에 금빛 기운을 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오예진, 양지인(왼쪽부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사격연맹


●금빛 기운 준 올림픽 대표팀

반효진, 오예진, 양지인은 파리올림픽에서 얻은 금빛 기운을 샤토루사격센터에 보냈다. 이들 3명은 ‘꿈을 향해 쏘라!’는 제목을 달고 소셜미디어(SNS) 숏폼을 직접 제작해 대한장애인사격연맹에 전달했다. 또 ‘대한민국 장애인사격 국가대표 선수단의 금빛 꿈을 응원한다’고 적은 뒤 각자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은 “패럴림픽 국가대표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사격의 영광을 다시 한번 이룩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샤토루(프랑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