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차전 홈경기 도중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하지만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만만치 않다. 아시아축구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최종예선 B조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도 첫 경기 만에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이름값만 앞세운 축구는 아시아 무대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과 96위 팔레스타인의 차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정예 멤버를 내세웠지만, 촘촘한 수비 간격과 조직력으로 맞선 팔레스타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졸속 행정을 거듭하는 대한축구협회(KFA)와 매끄럽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을 향한 관중의 야유는 한국축구의 암담한 현주소를 반영했다.
단순히 한 경기에 그칠 이변이라고 치부하기에는 B조의 양상이 심상치 않다. 6일(한국시간) 요르단은 B조 최약체로 꼽힌 쿠웨이트와 1차전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올해 초 열린 2023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한국을 2-0으로 꺾을 만큼 ‘중동의 복병’으로 떠오른 요르단이지만, 후반 추가시간 쿠웨이트 유세프 나세르에게 페널티킥(PK) 동점골을 내줘 승리를 놓쳤다.
이라크도 오만과 접전을 벌였다. FIFA 랭킹 55위 이라크는 같은 날 펼쳐진 또 다른 B조 1차전 홈경기에서 76위 오만을 1-0으로 간신히 꺾었다. 승점 3을 챙기긴 했지만, 점유율에선 오만이 58%로 앞서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릴 B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오만을 상대할 ‘홍명보호’에도 쉽지 않은 일전이 예상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