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데이비슨. 스포츠동아 DB
올 시즌 최고의 1루수를 향한 경쟁은 2파전으로 좁혀졌다. ‘홈런왕’과 ‘타점왕’의 대결 구도다. 맷 데이비슨(33·NC 다이노스)과 오스틴 딘(31·LG 트윈스) 중 누가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다.
골든글러브는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특정 포지션에 겹쳐 아쉬움을 삼키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올 시즌 데이비슨과 오스틴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 1루수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결국 둘의 희비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누가 상을 받아도 이상할 게 없어서다. 데이비슨은 홈런왕, 오스틴은 타점왕을 차지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시즌 후 투표인단이 어떤 요소에 더 가치를 두느냐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슨은 일찌감치 40홈런을 넘겼다. 2위 그룹과 격차가 작지 않아 사실상 홈런왕을 예약했다. 몰아치기를 시작하면 역대 외국인타자 최초의 50홈런도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100타점을 이미 달성한 상황에서 3할대 타율로 시즌을 마치면 수상 가능성은 더 커진다.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47홈런) 이후 4년 만에 40홈런을 돌파한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 오스틴. 스포츠동아 DB
오스틴은 LG 외국인타자의 역사를 바꾼 주인공이다. 이미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는데, LG 외국인타자 최초로 30홈런을 쳐낸 상징성이 엄청나다. 2018년 채은성(현 한화 이글스), 2020년 김현수(LG)가 작성한 구단 한 시즌 최다타점(119타점) 기록도 넘어섰다. 3할대 타율과 두 자릿수 도루까지 달성한 그가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엄청나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선 오스틴(5.45)이 데이비슨(3.39)을 크게 앞선다. 팀 성적에서도 LG가 NC를 압도한다. 오스틴은 지난해 팀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끌며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데 이어 이어 올해도 팀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데이비슨 역시 9월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한때 11연패에 빠졌던 팀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2명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자격은 충분하다. 최고의 1루수로 공인받기 위한 두 외국인타자의 경쟁은 시즌 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