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지명을 받은 박건우, 김재원, 박준혁, 김동현(왼쪽부터)이 2일 잠실구장을 방문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표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1일 SSG 랜더스와 KT 위즈가 5위 결정전을 치른 수원KT위즈파크, 그리고 2~3일 KT와 두산 베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벌인 잠실구장 모두 만원 관중을 이뤘다. KT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1일 타이브레이커는 전날 오후 11시 예매 개시 1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그런데 이 뜨거운 예매 경쟁을 뚫고 현장을 찾은 선수가 있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KT로부터 각각 1~4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동현(서울고), 박건우(충암고), 김재원(장충고), 박준혁(휘문고·이상 투수)이다.
●“설레는 꿈 꾸게 돼요”
이들 4명은 포스트시즌(PS)을 치르는 선배들이 궁금했다. 티켓 전쟁이 펼쳐졌음에도 4명 중 박건우가 예매에 성공해 4연석을 구했다. 그는 “구단에 여쭤보려고 했다가 보러 오시는 팬이 많을 테니 우리가 직접 예매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행여 팬에게 실례가 될까봐 표를 직접 구해 왔다고 하니 (구단 구성원) 모두가 기특해했다”며 “1, 2일 모두 ‘승리 요정’이 돼주기까지 해 모두 좋아했다”고 전했다.
꿈은 더욱 커졌다. 4명 모두 투수지만, 1일 결승타의 주인공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열광하고 2일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와 손동현, 박영현 등 선배 투수들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박건우는 “역투에 호수비가 이어지고,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설레는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선배들을 보면서 ‘저 마운드 위에서 나는 어떻게 던졌을까’라고 상상하고, 선배들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아지고, 꿈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지명을 받은 예비 신인 박준혁, 김동현, 김재원, 박건우(왼쪽부터)가 1일 수원KT위즈파크를 방문해 SSG와 5위 결정전을 관전했다. 이 중 박건우가 예매 경쟁을 뚫고 표를 구했다. 사진제공|KT 위즈
●“야구 인기 실감해요”
올 시즌 KBO리그는 처음으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이들 4명 모두 PS 현장에서 이 열기를 몸소 느꼈다. 훗날 운동장에서 응원받게 되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는 그들 또한 팬과 한마음이다. 김동현은 “응원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돼 나 역시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키가 193㎝로 큰 김동현은 뒷좌석 팬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앉아서 응원과 함성을 보냈다.
김동현은 점점 올라가는 야구 인기를 학교에서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는 신인드래프트 당시 “3학년 10반 친구들아, 고마워”라고 순수하게 소감을 전했는데, 비(非)야구부 학생과 좋은 교우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야구 인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 반 친구들이 내 드래프트를 응원해줬다”며 “초등학교 때 한 반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한두 명이었는데,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절반 이상이 돼 ‘야구 인기가 이 정도구나’라고 느꼈다”고 얘기했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