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여기에는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코치, 김광삼 투수코치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우완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는 포스트시즌(PS) 들어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때는 5경기에 모두 구원등판했다. 7.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세이브1홀드를 올리며 LG의 PO(5전3선승제) 진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총 117구를 던졌다.
정규시즌 동안 주로 선발투수로 나서다가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꿨지만, 에르난데스는 단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염경엽 LG 감독조차 등판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8일 준PO 3차전 때도 늠름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염 감독이 뽑은 숨은 준PO MVP(최우수선수)였다.
에르난데스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용일 LG 수석 트레이닝코치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김용일 코치와 김광삼 투수코치는 매일 오전과 오후 에르난데스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숙소에서 한 차례 확인한 뒤 야구장에서 훈련하는 모습까지 체크했다. 면밀히 살피면서 에르난데스에게 무리가 따르지 않도록 머리를 맞댔다.
김용일 코치는 “중간투수의 경우 어깨와 팔꿈치의 관리 빈도가 선발투수에 비해 많다”며 “에르난데스의 경우는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어깨 스트레칭, 마사지, 리커버리 장비 등을 활용해 최대한 잘 회복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근육통이 조금 왔지만, 쉬면서 잘 회복됐다”며 “직접 보면 어깨 근력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몸 자체가 유연하고 부드럽다. 그래서 중간(투수) 역할도 잘 이겨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용일 코치는 준PO에서 에르난데스가 5경기에 모두 나설 수 있었던 비결을 ‘소통’으로 꼽았다. 그는 “준PO 3차전에서 감독님은 휴식을 주려고 했다. 투수코치와 내가 3차전 당일 낮에 확인했는데, 공을 던지는 게 괜찮았다. 선수도 나갈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출전하게 된 것”이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용일 코치는 “선수가 안 된다면 억지로 등판할 순 없다. 선수가 할 수 있다고 얘기해도 (몸이) 불편한 상황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며 “선수, 코치, 감독까지 상당히 디테일하게 소통했던 부분이 에르난데스가 준PO를 잘 치른 비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