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국가대표 안세영. 뉴시스
2024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세계랭킹 2위)의 외침에 변화가 시작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공식 후원사 요넥스가 안세영을 향한 용품 규제를 한시적으로 해제한다.
협회는 14일 ‘안세영 선수의 경기화 착용 문제에 대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요넥스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협회와 요넥스는 그동안 긴 협의를 한 끝에 15일(한국시간)부터 덴마크오픈에 출전하는 안세영의 경기화에 한해 한시적 자율권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8월 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 직후 안세영의 작심발언이 만들어낸 결과다. 당시 안세영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협회와 배드민턴국가대표팀의 방만한 운영을 향해 날을 세웠다. 특히 그가 언급한 내용 중 대표선수들에게 후원사 물품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도 논란이 됐다.
협회 국가대표 운영 지침 제9조 3항에 따르면, 선수들은 유니폼 외에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신발과 라켓 등도 후원사 용품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안세영은 최근 후원사 신발의 불편함을 꾸준히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국내 올림픽, 아시안게임 44개 종목 중 이렇게까지 예외 없이 후원사 용품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경우는 복싱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 현재 국가대표 선수단 대부분이 원하는 용품 사용을 희망한다”며 안세영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물집으로 뒤덮인 안세영의 발바닥 사진이 공개돼 규정 개정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결국 협회와 요넥스가 백기를 들었다. 안세영 개인에 한정된 제한적이며 예외적인 자율권이라 논란의 여지를 남겼지만, 향후 안세영이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경기화 제작을 비롯해 대표 선수단 전체의 욕구를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협회 관계자는 “안세영의 경기력 향상과 한국스포츠 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협회와 요넥스 모두 한국스포츠 발전과 비즈니스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