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세터 김호철 감독, 외인 세터 천신통에게 건네는 조언 “공격수 따라가기보다 이끌기를”

입력 2024-11-07 15:19:3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왼쪽)과 세터 천신통. 사진제공|KOVO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왼쪽)과 세터 천신통. 사진제공|KOVO


“공격수를 따라가기보다 끌고 가기를….”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69)이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세터 천신통(30·중국)에게 2순위 지명권을 쓴 이유는 분명했다. 지난 시즌 주전 세터 폰푼(태국)처럼 토스가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감과 호흡을 맞추려는 성향이 더 낫다고 봐서다. 실제로 올 시즌 세트당 세트 성공(10.238개·5위)과 러닝세트(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 있는 곳으로 토스) 비율(30%·2위) 모두 나쁘지 않다. 다만 김 감독은 천신통이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김 감독이 꼽은 보완점은 경기 운영이다. 5일 GS칼텍스와 원정경기에서 공격수와 엇박자가 나는 장면이 잦았다. 김 감독은 팀워크를 북돋는 성격적 요소는 좋게 평가했지만, 공격수에게 지나치게 맞추려는 모습은 아쉬워했다. 그는 “(천)신통이는 변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선수다. 공격수와 호흡 역시 잘 맞춰가는 편”이라며 “단지 세터에게는 혼자 경기를 풀어가야만 하는 상황이 있다. 공격수에게 따라가기보다 더 활발하게 끌고 가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김 감독은 한국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이끈 세터였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최우수선수(MVP)에 3차례나 오른 그는 1983~1984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유럽배구에까지 영향력을 떨쳤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캐피탈 사령탑 시절 최태웅, 권영민 등 한국배구를 이끈 또 다른 명세터들을 직접 조련했다. 국내외 선수를 막론하고 세터의 개인 능력을 읽는 눈이 남다르다.

김 감독은 천신통에게 소통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은 빅토리아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소영(어깨)과 황민경(허리)은 부상으로 뛰지 못하거나 공격 비중을 낮추고 있다. 빅토리아에게 쏠리는 부담이 크다. 김 감독은 “이 부담을 완화하는 것 역시 천신통의 머리에 달렸다”고 주문했다. 빅토리아는 “우리 둘은 영어를 사용해 소통하고 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 통역이 도와주고 있다. (천신통이) 모두와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