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DB-LG전에서 강상재(오른쪽)가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원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원주 DB는 ‘2024~2025 KCC 프로농구’ 개막 이전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탠 국내 선수들을 지켰고, 디드릭 로슨이 떠난 자리를 포스트 플레이가 뛰어난 치나누 오누아쿠(206㎝)로 채우며 전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제천에서 열린 KBL 컵대회에서 주장 강상재(30·200㎝) 없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만 해도 DB의 질주를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정규리그 개막전 승리 이후 최악의 흐름이 이어졌다. 7연패에 빠졌다. 오누아쿠, 강상재, 김종규(207㎝)의 트리플 포스트를 보유하고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오누아쿠로부터 파생되는 득점 루트를 개척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오누아쿠의 독단적인 플레이가 문제였다. 설상가상으로 김종규마저 10월 27일 부산 KCC전에서 무릎을 다쳐 전열을 이탈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10일 창원 LG와 홈경기에서 반등의 기미를 보여줬다. 강상재는 이날 올 시즌 개인 최다 15점·16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73-51 승리에 앞장섰다. 강상재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투혼을 불태우자 오누아쿠도 골밑의 동료를 찾아 득점기회를 열어주는 등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상재에게 연패 기간은 매일이 악몽과 같았다. 팀의 주장이자 최고연봉자로서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부담이 그를 짓눌렀다. LG전 이전까지 강상재의 올 시즌 기록은 평균 9.1점·5.5리바운드였다.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강상재는 “주장이기 전에 최고연봉자로서, 스스로 생각해도 경기력이 너무나 안 좋았다”며 “믿음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컸다”고 돌아봤다. 이어 “연패 기간에도 팬들께서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셨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너무나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긴 연패에서 벗어나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정규리그 개막 이전에 그를 괴롭혔던 허리 부상에서 회복한 것도 호재다. 그는 “허리 상태는 100%에 가까워졌다. 점점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다. 열심히 하려고 하니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다”고 팀과 개인의 반등을 약속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