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깨 상태 최고” 홍건희가 말하는 투수조 최선참의 책임감, 그리고 두산 향한 감사

입력 2025-01-09 15: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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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건희. 잠실ㅣ강산 기자

두산 홍건희. 잠실ㅣ강산 기자


2024시즌 두산 베어스 불펜의 핵은 마무리투수 김택연(20)과 최지강(24)이었다. 이들이 중심이 돼 불펜이 강한 팀이라는 이미지를 심었고, 팀 불펜 평균자책점(ERA) 역시 1위(4.54)였다.

여기에는 이들을 뒷받침한 베테랑 우완투수 홍건희(33)의 역할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홍건희는 2024시즌 65경기(팀 내 2위)에 등판해 4승3패9세이브11홀드, ERA 2.73을 기록하며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첫해부터 제 몫을 충분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만족보다 아쉬움을 먼저 언급했다. 9일 잠실구장에서 개인훈련을 마친 뒤 “작년 전지훈련 때 손가락을 다쳐서 개막하고 3주 뒤에 팀에 합류했다”며 “그때 나만 빠진 게 아니라 부상자가 워낙 많아서 젊은 투수들이 1군에서 고군분투했다. 고참으로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아쉬움이 컸던 터라 그만큼 의욕적으로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부터는 새 시즌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다. 컨디션도 최고조다. 홍건희는 “시즌이 끝나고 휴식 후 다시 몸을 만들 때 어깨 상태에 많이 신경을 쓴다”며 “부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회복에 시간이 조금 걸리는 유형이라 늘 신경을 쓰는데, 지금은 최근 3~4년간 어깨 상태가 가장 좋은 느낌이다. 투구를 하는 데도 부담이 없어서 순조롭게 잘 만들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홍건희에게 2025시즌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1월 25일 2+2년 최대 24억 원에 첫 FA 계약을 했는데, 올 시즌이 끝난 뒤 남은 2년의 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불펜투수들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는 추세라 이는 홍건희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홍건희는 “FA를 앞둔 2023시즌도 중요했다. 올해 역시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시즌”이라면서도 “너무 그쪽으로 빠져들면 나만의 방식과 루틴에 방해가 될 수 있기에 최대한 (옵트아웃을)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좀 더 몸을 착실하게 만들어서 올해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건희는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된 2020년부터 기량이 만개했다. 그만큼 팀을 향한 고마움도 크다. 그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해는 김강률(37・LG 트윈스)의 FA 이적으로 투수조 최고참이 된 터라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홍건희는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됐을 때 나는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못 떼고 있었다”며 “두산에서도 자리 잡지 못한다면 은퇴까지도 생각했다. 다행히 두산과 정말 잘 맞았고, 자신감이 커진 덕분에 4~5년간 정말 신나게 공을 던졌다. 힘들기도 했지만, 그 자체가 행복한 고민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두산은 충분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올해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잠실ㅣ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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