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키움 김동엽.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김동엽(35)은 KBO리그에 데뷔한 2016시즌부터 남다른 장타력을 지닌 타자로 주목받았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시절 2년 연속(2017~2018년) 20홈런을 쳐냈고, 2020년 삼성 라이온즈에선 115경기에 출전해 규정타석 3할 타율(0.312)과 20홈런을 함께 달성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부상과 부진 등으로 총 176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기간 성적도 타율 0.235, 11홈런, 48타점에 불과하다. 결국 2024시즌 후 삼성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은퇴까지 생각했던 김동엽에게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오른손 거포가 필요했던 키움으로선 김동엽은 투자가치가 충분한 자원이었다.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1차 스프링캠프도 함께하고 있다. 김동엽은 “마음의 준비(방출)를 하고 있었다. 불러주는 팀이 없으면 당연히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며 “연락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언젠가 키움에서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털어놓았다.
키움은 선수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그에 따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스타일을 고수한다. 스스로 “항상 멘탈 때문에 무너졌던 것 같다”던 김동엽이 편안하게 자기 스타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김동엽은 “키움과 함께하는 게 결정됐을 때 많은 사람이 반겼다. ‘너와 가장 잘 맞는 팀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더라. 구단의 연락을 받자마자 빨리 동료들과 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팀에서 반등이 없다면 진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절실하게 야구해야 한다.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팀이다. 나와 함께 온 선수들(강진성·오선진·장필준)도 다 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지도 남다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며 가치를 입증할 참이다. 그는 “야구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그게 답이 될 것 같다”며 “무엇보다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 드라마틱하게 바뀌긴 어렵더라도 부상 없이 꾸준히 뛴다면 예전만큼의 장타력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