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KLPGA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주최한 블루캐니언 CC 프라판 회장이 한국 취재진을 만나 준비 상황을 설명하며 3년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통해 대회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하고 있다. 푸껫(태국) | 김도헌 기자
202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16일 태국 푸껫의 명문 골프장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CC)에서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지난해 첫 선을 보였던 이 대회는 올 시즌 개막전으로 열리면서 몸집을 키웠다. 사흘 대회에서 나흘간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확대됐고, 총상금도 65만 달러에서 80만 달러(11억6000만 원)로 15만 달러 증액됐다.
출전 선수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72명이 나섰지만 올해는 개막전답게 KLPGA 투어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포함된 유자격자 80명과 태국은 물론 이번 대회 참가선수 중 세계랭킹(14위)로 가장 높은 야마시타 미우를 비롯한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강자들이 포함된 추천선수 40명까지 총 120명이 출전했다. 3개의 파3(2,7,17번) 홀과 파4 10번 홀 전장이 변경돼 지난해보다 예선 기준 39야드, 본선 기준 59야드가 늘어 지난해와 달라진 선수들의 코스 공략법을 보는 재미도 추가됐다.
2회째를 맞아 한층 알차고 성숙한 대회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대회를 주최한 프라판 아사바 아리(67) 블루캐니언 CC 회장의 굳은 의지와 추진력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대회 기간 중 만난 프라판 회장은 “첫 대회는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오히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1년간 노력했고, 더 나은 모습으로 올해 대회를 개최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출전 선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KLPGA가 많은 도움을 줘 아시아 최고 선수들을 모을 수 있었다”며 “지난해 대회 성공으로 태국 정부의 관심도 이끌어냈다. 올해 부족한 점을 다시 채워 내년에는 더 좋은 대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블루캐니언 CC 전경. 사진제공 | KLPGA
대회가 열린 블루캐니언 CC는 1991년 개장한 캐니언 코스와 1999년에 개장한 레이크 코스, 2개 코스 36개 홀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과 1998년, 2007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유러피언투어 남자대회 조니워커 클래식이 열렸던 곳으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8년 대회에서 우승하며 “내가 경험한 최고의 필드 중 하나”라고 격찬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8년 ‘아시안 골프 어워드’와 2022년 ‘월드 골프 어워드’에서 태국 베스트 골프 코스로 뽑힌 태국의 대표적 명문 골프장이다. 섬유사업 등을 통해 큰 돈을 번 프라판 회장은 2019년 이 골프장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대회를 주최하기 위해서는 총상금, 운영비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골프장은 대회 기간 매출도 포기해야 한다. 많은 재정적 부담을 안고 프라판 회장이 자국 대회도 아닌 한국 대회를 진심인 이유가 무엇일까.
프라판 회장은 “이익만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골프 선진국인 한국 여자골프 대회 유치가 태국 골프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태국에도 분명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데, 태국 투어의 경우 상금 규모가 너무 작아 일부 선수들은 캐디 고용비용이 부담 돼 골프를 하지 못할 정도”라며 “(상금 규모가 큰) KLPGA 투어 대회를 통해 태국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 골프의 시스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골프장은 전통은 갖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 된 측면도 있다. 올해 100만 달러 정도를 들여 코스와 시설 등을 리모델링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블루캐니언 CC 프라판 회장. 사진제공 | 블루캐니언 CC
프라판 회장은 한국과의 인연을 보다 충실하게 이어가기 위해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할 정도로 대회 개최 에 열성이다. 계약은 2026년까지 3년으로 돼 있지만 프라판 회장은 “2026년 이후에도 이 대회를 계속 개최하고 싶다”며 “내년에도 최선을 다해 준비할테니 한국 팬들도 올해보다 대회장을 더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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