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이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프 2차전에서 3-2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22점과 공격 성공률 43.90%를 마크한 그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세트에서 6점과 66.67%를 뽑으며 팀의 역전승에 앞장섰다.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맹활약에 승장과 패장 모두 감탄했다.
김연경은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22점과 공격 성공률 43.90%를 마크했다.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2(23-25 18-25 25-23 25-12 15-12) 역전승을 거두며 6시즌 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자, 4번째 통합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공격 성공률이 시즌 평균(46.03%)에 미치지 못했지만, 김연경의 진가는 고비에서 빛났다. 1세트(2점·공격 성공률 33.33%)와 2세트(2점·12.50%)에서 침묵했지만, 3세트(8점·41.18%)와 4세트(4점·75.00%)에서 살아나더니 5세트(6점·66.67%)엔 홀로 코트를 지배했다. 특히 5세트 10-8에서 2연속 퀵오픈 공격을 터트린 뒤, 12-10에서 결정적 오픈 공격으로 정관장의 추격의지를 꺾은 대목이 인상 깊었다.
자연스레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탈리아)와 고희진 정관장 감독 모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이 없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연경의 5세트 활약을 콕 짚은 그는 “(김연경은) 은퇴를 앞뒀지만,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준 경기였다”고 칭찬했다.
고 감독은 김연경에게서 현역시절 남자부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레오(쿠바·현대캐피탈)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5세트에서 2인 블로킹이 계속 달라붙었는데도 우리 선수들이 막아낼 수 없을 정도로 기세가 높았다. 과거 레오가 3인 블로킹을 당당히 뚫어내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며 “우리 (정)호영이와 메가(인도네시아)에게 막아내라고 요구하기엔 무리다. 지난 3시즌 동안 여자부 감독을 하면서 이날 모습이 가장 좋아보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인천|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