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관장 메가(오른쪽)는 지난 2시즌 동안 성적, 팀워크, 마케팅 모두 잡으며 외국인 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오른쪽 무릎 부상을 안고도 흥국생명과 챔프 1~4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그를 놓고 정관장 고희진 감독(왼쪽)은 “V리그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8일 최종 5차전을 앞둔 메가는 “마지막까지 잘 견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은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챔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긴 뒤 포옹한 고 감독과 메가.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정관장을 이끄는 고희진 감독(45)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메가(26·인도네시아)를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오른 무릎 부상을 안고도 흥국생명과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1~4차전에서 116점과 공격 성공률 44.39%를 뽑은 메가를 “V리그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수”라고 표현했다.
고 감독의 말대로 메가가 지난 2시즌 동안 펼친 활약은 대단했다. 지난 시즌 736점(7위)과 공격 성공률 43.95%(4위)를 기록하며 팀의 7시즌만의 봄배구 진출에 앞장섰다. 올 시즌에도 802점(3위)과 공격 성공률 48.06%(1위)를 마크해 팀을 13시즌만의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코트 밖에서 모습도 뛰어났다. 에이스답게 동료들을 독려하면서 외국인 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메가의 활약으로 인도네시아 내에서 정관장 인기가 치솟아 구단 SNS와 공식 유튜브 채널 팔로워 수가 각각 약 40만2000명과 33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나머지 6개 구단의 팔로워를 합친 수치(약 21만8000명·24만2100명)보다도 많다.
메가처럼 코트 안팎에서 모두 영향력이 컸던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구단 내부에선 메가를 향해 ‘팀만큼 위대한 선수’라고 일컫는다. 주장 염혜선은 “하루빨리 메가의 여권을 압수한 뒤, 팀과 3시즌 연속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쯤되면 우쭐할 법도 하다. 그러나 메가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13시즌만의 챔프전 우승만 바라본다. 그는 “승부처마다 내가 정관장에 입단한 순간을 떠올린다. V리그에서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뛰는 지금이 내게는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정규리그 36경기,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3경기, 챔프에서 4경기를 치르는 기간이 너무 길다보니 오른쪽 무릎에 조금 문제가 있다. 그러나 8일 최종 5차전까지 잘 견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지원군도 가세해 메가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메가의 남자친구인 인도네시아 핀수영 국가대표 디오 노반드라가 최근 입국해 챔프 3차전부터 메가를 응원하고 있다. 메가는 “나와 디오 모두 시간이 맞으면 서로의 경기를 방문해 응원한다. 이같은 응원과 연애 감정이 내게는 큰 힘”이라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최종 5차전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