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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벤치 복귀’ 이정효 감독, “나 없어도 잘 싸운 광주…지도자도 선수들도 함께 성장한다”

입력 2025-04-13 14: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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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솔직히 2승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잠시 뜸을 들이던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입을 열었다. 광주는 K리그1에서 가장 단단한 팀 중 하나다. 어떤 상황이 있어도, 어떠한 변수가 터지더라도 무너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퇴장 징계 여파로 감독이 자리를 비웠음에도 이 기간 치른 2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이 감독은 1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8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자신이 벤치에 앉지 못한 2경기를 되돌아봤다. 광주는 사령탑 부재 속에 치른 제주 유나이티드와 7라운드 경기를 1-0으로 이긴 뒤 대구FC와 앞당겨 치른 10라운드 경기를 2-1로 승리하며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 3승4무1패, 승점 13으로 3위다.

이 감독은 제주전에 앞서 가진 대전하나시티즌전(1-1) 도중 물병을 찼다가 퇴장 당해 2경기 동안 벤치에 앉지 못했다. K리그 경기 규칙에 따르면 물병 등을 차는 행위는 경기 진행에 방해를 주지 않는 한 ‘경고’로 보는데, 주심은 굳이 레드카드를 들었다. 심지어 이 감독은 물병을 광주 벤치쪽으로 찼다.

안타까운 상황을 겪었음에도 광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독기를 품고 달려들어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2연승은 생각하지 않았고, 혹시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선수단 훈련을 보며 어쩌면 (2연승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미소를 보인 이 감독이 주목한 이는 부재 기간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한 마철준 코치다.

이 감독은 “마 코치와는 훈련부터 일정 등 모든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언젠가는 마 코치도 감독을 해야 한다. 좋은 지도자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선수들뿐 아니라 우리 지도자들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경험이다. 이 감독 역시 좋은 참모(코치)로 활동한 뒤 톱클래스 감독이 됐다.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고, 모두 이기기는 했으나 이 감독에겐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벤치가 아닌 시야가 좋은 관중석에서 광주 경기를 지켜보며 부족함도 함께 찾았다. “멀리서 보니까 축구가 더 잘 보였다.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하고 개선해야 할지 확인한 시간이었다. 특히 수비수들에게 느낀 바를 전달했다”며 활짝 웃었다. 지옥훈련이 예고된 셈이다.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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