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차 평가전에서 득점한 뒤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대한배구협회 인스타그램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유럽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하며 국제무대 준비에 청신호를 켰다.
이시나예 라미레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차 평가전에서 세트스코어 3-1(17-25, 25-21, 25-21, 25-23)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던 대표팀은 같은 점수로 되갚으며 1승1패로 2연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이달 17일 바레인에서 개막하는 2025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과 9월 필리핀에서 열릴 2025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치러진 모의고사다. 대표팀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대인 네덜란드는 19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을 보유한 전통의 강호로, 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13위에 올라 있다. 이번 경기에는 V리그 팬들에게 익숙한 미힐 아히(삼성화재), 주포 베니 튄스트라 등 주전들이 총출동해 대표팀의 기량 점검에 적합한 스파링 파트너였다.
1차전은 힘과 높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은 초반 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후반 체력 저하에 발목을 잡히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2차전은 달랐다. 라미레즈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허수봉(현대캐피탈)과 김지한(우리카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국군체육부대)을 전면에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세터 한태준(우리카드), 미들블로커(센터) 최준혁(대한항공)과 차영석(KB손해보험)이 중심을 잡았고,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이 후방에서 든든히 받쳤다.
1세트를 내준 뒤 맞은 2세트부터 반격이 시작됐다. 특히 23점을 뽑은 임동혁은 강력한 서브와 결정력 있는 공격으로 네덜란드 수비진을 흔들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나란히 15점을 기록한 허수봉과 김지한도 확실히 지원 사격을 했다.
대표팀은 이제 본격적으로 AVC 챌린지컵 준비에 돌입한다. 바레인, 카타르, 파키스탄, 호주 등과 격돌하는 이번 대회에서 라미레즈 감독은 지난해 3위의 아쉬움을 털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해 파키스탄에 패해 4강에서 멈췄지만,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다가올 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세계선수권까지 바라보며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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