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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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켓은 내려놨지만, 팬들의 마음 속 서효원은 아직 랠리 중이다.
한국 여자탁구의 상징이자 ‘월드클래스 수비여신’으로 불린 서효원(38·한국마사회)이 라켓을 내려놓았다. 서효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는 진짜 안녕, 나의 탁구선수 생활…”이라는 짧은 글을 남기며 30년 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 30년 인생을 건 커트, 이제는 안녕
서효원은 지난 8일, 인천공항공사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예선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예선 5조에서 1승 1패로 분전했지만, 점수 득실률에서 밀려 16강 진출은 아쉽게도 좌절됐다. 하지만 이 대회를 은퇴 무대로 삼았던 서효원에게는 결과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서효원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았고, 2006년 현대시멘트 소속으로 실업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19년간 국내외 대회에서 꾸준히 활약해왔다. 특히 2013년 첫 국가대표 선발 이후 12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를 누볐으며, 커리어 최고 세계 랭킹 8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서효원 인스타그램.

서효원 인스타그램.

서효원의 전매특허였던 커트와 기습 공격은 국내는 물론 해외선수들 사이에서도 ‘알고도 못 막는 기술’로 불렸다. 2011년 종합선수권에서는 무려 54년 만에 수비 전형으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7년 만에 다시 우승을 거머쥐며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서효원은 은퇴 후 진로에 대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밝혔다. 수비수 출신으로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국내외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육성에 나서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서효원의 선수 계약은 이달 30일로 종료된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총감독은 “효원이를 가장 오래, 가장 잘하는 선수로 만든 건 긍정의 힘이었다”고 강조하며 “은퇴 후에도 한국 여자탁구를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30년을 한결같이 커트해 온 서효원. 이제 선수로서 라켓은 놓았지만, 세계 최고의 커트여신도 자신을 향한 팬들의 응원과 사랑만큼은 결코 잘라내지 못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