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강민호(가운데)가 1일 잠실 두산전 2회초 2점홈런을 쳐낸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불혹의 베테랑 강민호(40)가 삼성 라이온즈의 연패 탈출을 진두지휘했다.
강민호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7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4연패에서 벗어난 삼성은 뒤늦게 시즌 40승(1무39패) 고지를 밟았다.
삼성의 최근 흐름은 매우 좋지 않았다. 6월을 9승1무13패로 마무리했고, 지난달 27~29일 고척 3연전에서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올 시즌 첫 시리즈 스윕패까지 당했다.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6월에 흐름이 워낙 안 좋았다. 7월 첫 경기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좋은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지 않았던 흐름을 불혹의 포수 강민호가 깨트렸다.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1루서 두산 선발투수 최민석의 5구째 스위퍼(시속 133㎞)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시즌 6호)으로 연결했다. 타구속도 163.3㎞, 비거리 120.5m의 대형 홈런이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 낮은 코스에 들어온 공을 완벽한 타이밍에 걷어올린 관록이 돋보였다. 이날의 결승 홈런이었다.
강민호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7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8승(6패)째를 올린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완벽하게 리드했다. 8회말 김태훈, 9회말 이호성 등 불펜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도 큰 힘을 보태며 변함없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강민호는 4월까지 29경기에서 타율 0.294(102타수 30안타), 1홈런, 20타점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5월 23경기에선 타율 0.239(71타수 17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주춤했다. 팀 포수 중 최다 518.2이닝 동안 마스크를 써야 하는 사정상 체력 부담이 엄청났고, 좋았던 타격감도 뚝 떨어졌다.
그러나 강민호는 보란 듯 다시 일어났다. 6월 17경기에서 타율 0.294(51타수 15안타), 3홈런, 7타점으로 살아났다. 좋지 않았던 팀 성적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9회초 무사 1루선 주자 김영웅을 2루로 보내기 위해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팀의 승리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대목은 또 있었다. 9회말 1사 후 오명진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야수들이 서로 미루다가 잡지 못해 상황이 묘해지자 곧바로 마운드로 달려갔고, 이호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조언을 건넸다. 비록 1점을 내줬지만, 이호성은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삼성 강민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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