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타율 0.338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는 양의지는 14일 창원 NC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미 규정타석을 채운 양의지의 이탈은 타격왕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시스

올 시즌 타율 0.338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는 양의지는 14일 창원 NC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미 규정타석을 채운 양의지의 이탈은 타격왕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시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타격왕 경쟁에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경쟁이 무척 치열한 가운데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인 양의지(38·두산 베어스)가 전열을 이탈했다.

양의지는 13일까지 타율 0.338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특히 후반기 41경기에서 0.404(151타수 61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두산 타선을 이끌었고, 이 부문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던 안현민(KT 위즈)마저 제쳤다. 2019년(당시 NC) 0.354의 타율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양의지는 역대 KBO리그 포수 최초 2회 타격왕 도전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포수가 타격왕을 차지한 사례는 2019년 양의지와 1984년 이만수(0.340)가 ‘유이’하다.

그러나 양의지는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교체됐다. 2-3으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NC 김녹원의 4구째 시속 145㎞ 직구를 받아쳤는데, 파울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았다. 보호대가 없는 부위에 타구를 맞아 무척 고통스러워했고, 결국 트레이너에게 업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교체 직후에는 아이싱을 하며 상태가 나아지길 기다렸다. 일단 병원 검진 결과 골절이 아닌 타박상 소견이 나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워낙 강하게 맞은 까닭에 부상 부위에 붓기가 심했다. 더욱이 부상 부위가 타격 시 힘을 싣는 데 영향을 미치는 부위다. 포수 수비는 물론 정상 컨디션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당장은 어렵다. 결국 두산은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고 판단해 14일 창원 NC전에 앞서 양의지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타격왕 경쟁에도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올 시즌 규정타석은 팀의 전체 경기 수(144경기)에 3.1을 곱한 446타석(446.4)이다. 509타석을 소화한 양의지는 이미 규정타석을 채웠다. 남은 경기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타격왕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

한번 엔트리에서 말소되면 10일을 채워야 1군 재등록이 가능하다. 양의지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24일부터 1군에 복귀할 수 있는데, 우천 순연 등의 변수가 없다면 그가 출전할 수 있는 경기는 최대 5경기다. 이 부문 2~5위로 양의지의 뒤를 쫓고 있는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 문현빈(한화 이글스), 안현민, 김성윤(삼성 라이온즈) 등이 얼마나 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욱이 한화는 LG와 선두 싸움이 한창이고, 롯데와 KT도 5강 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격왕 경쟁 중인 선수들이 반드시 힘을 보태야 하는 구조다. 이들이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면 경쟁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만약 경쟁자들이 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양의지가 남은 시즌 경기에 나서지 않고도 타격왕을 거머쥘 수 있다. 양의지의 부상이 타격왕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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