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유럽축구도 ‘아메리칸 스포츠’로?…챔피언스리그 ‘미국식 개막전’ 도입, 디펜딩 챔피언이 단독 경기로 새 시즌 연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2027~2028시즌부터는 UCL이 디펜딩 챔피언이 홈에서 단독 개막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시즌의 막을 올린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4~2025시즌 UCL 우승팀 파리 생제르맹. 뮌헨(독일)｜AP뉴시스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UCL)의 새 포맷을 공개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간) “2027~2028시즌부터는 UCL이 디펜딩 챔피언이 홈에서 단독 개막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시즌의 막을 올린다”고 밝혔다. UEFA와 유럽클럽연합(ECA)이 공동 설립한 새로운 운영 법인 ‘UC3’는 “모든 참가 클럽의 노출과 흥행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포맷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와 미국의 주요 스포츠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시행 중인 방식이다. 미국 풋볼리그(NFL)는 슈퍼볼 우승팀이 매년 목요일 밤 시즌 개막전을 치르며, NHL(아이스하키리그)과 NBA 역시 같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2002년부터 매 시즌 금요일 단독 개막전을 디펜딩 챔피언의 홈 경기로 진행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공식적으로 같은 제도를 도입하진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3~2024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번리와, 2024~2025시즌에는 리버풀이 본머스와 시즌 개막일 하루 전 단독 경기로 맞붙었다.

이번 개편은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유럽 5대 주요 시장(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중계권 입찰 과정의 일부다. 미국 에이전시 ‘리레번트(Relevent)’가 처음으로 진행을 맡았으며, UEFA는 연간 50억 유로(약 8조 2559억 원) 이상의 중계권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레번트 측은 애플TV, DAZN, 넷플릭스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주요 파트너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크리스마스 데이 NFL 중계’처럼 시즌 중 최소 한 경기의 챔피언스리그 독점 중계를 성사시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UEFA 관계자는 “새 시즌의 개막전은 단순한 경기 이상이 될 것”이라며 “유럽 축구의 상징인 챔피언스리그를 전 세계 팬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UCL 개막전은 2027년 여름, 유럽 최고의 클럽이 홈 팬들 앞에서 트로피의 영광을 다시 시작하는 순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