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수단이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 리그 37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아쉬워하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선수단이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 리그 37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아쉬워하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SK가 벼랑 끝에 몰렸다. 쇄신의 해를 알렸던 시즌이 정작 가장 어두운 한 해로 남을 위기다.

제주(9승9무19패·승점 36)는 K리그1 11위다. 최하위 대구FC(7승12무18패·승점 33)에 승점 3을 앞서 있지만 다득점은 밀린다. K리그는 승점이 같으면 다득점이 앞서는 팀이 상위 순위가 된다. 제주가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30일 예정된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울산 HD와 원정경기서 승점1 이상을 따내야 한다. 제주는 2019년에도 강등을 경험했다.

제주는 시즌 내내 흐름이 좋지 않았다. 2월 개막전 홈경기서 FC서울을 2-0으로 꺾으며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그뿐이었다. 팀의 부진이 길어졌다. 9월엔 김학범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에도 김천 상무와 24라운드 원정경기(1-3 패)부터 대전하나시티즌과 33라운드 원정경기(1-3 패)까지 10경기 연속 무승(3무7패)에 빠지는 등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명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제주 SK로 변경하며 20년 만에 구단 명칭에 모기업을 내세웠다. 구단의 브랜드를 쇄신하며 다른 기업 구단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모기업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팀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질 않았다.

올해 K리그2에서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 서울 이랜드, 전남 드래곤즈 등 4개의 기업 구단이 경쟁했다. 이들 모두 수년째 1부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강등이 되면 모기업 지원금이 줄어드는 등 투자가 축소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는 선수단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고, 1부 리그로의 컴백은 그만큼 어려워졌다.

제주 관계자는 다음 시즌 모기업의 지원 규모에 대해 “그 결정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강등이 가져올 파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해도 제주는 승강 플레이오프(PO)는 치러야 하는 상황이긴 하다. 일단 K리그1 최종전을 잘 끝낸 뒤 승강 PO를 대비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