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 육서영(오른쪽)이 지난달 30일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원정경기서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9년 만에 컵대회를 제패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IBK기업은행은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가 시작되자 처참한 초반부를 보냈다. 개막전 패배 후 첫 승을 한 뒤 7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 9경기서 1승(8패)에 그친 김호철 감독(70)이 물러나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됐다.
다행히 ‘날개 없는 추락’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국가대표 리베로 출신 여오현 감독대행(47)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IBK는 지난달 26일 흥국생명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7연패에 마침표를 찍었고, 30일 페퍼저축은행 원정에선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겨 이번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연승 기간 외국인 주포 빅토리아 댄착(25)이 각각 팀 최다인 25점, 32점씩 올리며 화력전을 이끈 가운데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육서영(24)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흥국생명전 15점을 올린 그는 페퍼저축은행전서도 블로킹 1개를 곁들인 12점으로 제 몫을 했다.
육서영의 분전이 IBK기업은행은 반갑기만 하다. 지난달 22일 현대건설전에서 7연패를 당한 뒤 사퇴한 김 전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육서영이 자신의 플레이를 해야 경기를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공격 루트가 다양해야 상대를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기대와 달리 육서영의 활약은 좋지 않았다. 연패 기간 기여도가 크지 않았다. 답답한 경기력에 자책도 많이 했고, 남몰래 눈물도 흘렸다. 이 때 평소 의지를 많이 하는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39)이 전한 “널 믿고 올리는 공은 해결하라”는 메시지가 큰 힘이 됐다. 그는 “(김호철) 감독님의 기대에 못 미쳤다. 힘들 때 언니들의 격려에 일어섰다”고 떠올렸다.
얼마 전만 해도 ‘클러치 상황’이 두려웠으나 더 이상은 아니다. 어떤 공이든 자신있게 때릴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여 대행은 “범실해도 좋다. 그냥 과감해야 한다. 공격에서 이렇게 해주면 된다”고 독려한다. 육서영은 최근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았다. 이전 8경기 중 7경기가 한 자릿수였음을 감안하면 큰 진전이다.
3승8패, 승점 10의 최하위(7위) IBK기업은행은 4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서 열릴 6위 정관장(4승7패·승점 10)과 홈경기를 앞뒀다. 육서영의 활약으로 좌우 날개가 균형잡힌 IBK기업은행은 3연승과 꼴찌 탈출을 모두 일굴 절호의 찬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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