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의리는 장기 재활을 마치고 올해 7월 드디어 1군 마운드에 다시 섰다. 구속은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제구력에선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 숙제를 남겼다. 그의 2026시즌 활약에 KIA 선발진의 무게감도 달려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이의리는 장기 재활을 마치고 올해 7월 드디어 1군 마운드에 다시 섰다. 구속은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제구력에선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 숙제를 남겼다. 그의 2026시즌 활약에 KIA 선발진의 무게감도 달려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팀과 개인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올해로 프로 5번째 시즌을 보낸 KIA 타이거즈 이의리(23)는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1년이 넘는 장기 재활을 거쳐 올해 7월 드디어 1군 마운드에 다시 섰다.

2021년 KIA 1차지명 신인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는 팀 내 촉망받는 유망주이면서 동시에 즉시 전력이었다. 데뷔 해부터 선발진에 곧바로 합류해 이듬해인 2022년 29경기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ERA) 3.86의 성적을 거뒀다.

2023년에도 11승7패 ERA 3.96 등의 성적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이의리는 KIA 선발진의 기둥으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강속구 투수의 숙명인 팔꿈치 통증을 피해갈 수 없었다. KIA는 이의리의 미래를 위해 그가 시즌 중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배려했다.

KIA 이의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이의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지난 7월 1군으로 돌아온 이의리는 올해 10경기(39.2이닝)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거둔 성적은 1승4패 ERA 7.94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단 2회를 작성하는 데 그쳤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투수가 부상 복귀 첫 해에 드라마틱한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올해 이의리에겐 ‘미완’이란 딱지가 붙었다. 이유는 역시 제구력이다. 

수술 전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력이 올해도 다시 발목을 잡는 모습이었다. 이의리는 9월 선발등판 3경기에서 1승1패 ERA 3.86의 성적을 올렸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내용은 다소 부실했다. 3경기에서 내준 볼넷이 12개나 됐다.

이의리로선 비시즌에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가 다시 생긴 셈이다. KIA와 이의리의 2026시즌을 위해선 반드시 해결돼야 할 숙제다. 토종 선발투수들의 부활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KIA 이의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이의리.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돈 투수들 가운데 150이닝을 넘긴 투수가 베테랑 양현종과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 밖에 없다. 10승 투수는 아담 올러가 유일했다. 설상가상 또 다른 선발 자원인 윤영철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장기 재활에 들어갔다.

선발진이 힘을 잃은 KIA는 우승팀에서 8위 팀으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투수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내년에 반드시 선발 마운드를 재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풀타임을 앞둔 이의리의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KIA는 네일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양현종과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이의리가 선발진 다시 자리를 잡는다면, 원투쓰리 펀치를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새 외인투수와 시너지 효과까지도 기대해 볼만 하다. 결국 열쇠는 거의 2년 간 자리를 비웠던 이의리에게 쥐어져 있다. 좌완 파이어볼러의 활약 여부에 따라 2026년 KIA 선발진의 무게감도 달라질 전망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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