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왼쪽)가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라이브 BP를 소화한 권성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고영표(왼쪽)가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라이브 BP를 소화한 권성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스포츠동아 김현세 기자] “마운드서 멘털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KT 위즈의 좌완 기대주 권성준(23)은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첫 라이브 BP(Batting Practice)를 소화한 뒤, 곧장 팀의 에이스 고영표(35)를 찾아갔다.

그는 “첫 라이브 피칭이라 욕심이 났다.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마음먹고 던졌더니 도리어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고)영표 선배를 찾아가 마운드서 멘털을 어떻게 정비할지 물었다. 선배의 조언 덕분에 갈피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처음 합류한 그는 고영표, 소형준(25), 임준형(26) 등 선배들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고영표는 자신에게 용기 내 다가오는 권성준과 후배들이 고맙다.

그는 지난달 캠프 두 번째 훈련 주기에도 임준형의 고민을 들은 뒤, 자신의 엑스트라 워크(extra work·보충 훈련) 시간을 할애해 30분 넘게 섀도 피칭을 도왔다.

2022년부터 5년 연속 투수조장을 맡은 그는 “KT에 입단할 때부터 컨디션이나 안부 같은 서로의 사소한 것까지도 챙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투수들에게도 지시가 아닌 서로의 존중을 바탕으로 좋은 방향을 제안하려고 한다. 이런 문화는 시즌을 버티는 데도 도움이 되고, 투수 전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KT 배제성(왼쪽)이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라이브 BP를 소화한 임준형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배제성(왼쪽)이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라이브 BP를 소화한 임준형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투수들의 ‘상생’은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권성준과 라이브 BP를 소화한 임준형도 배제성(30)을 찾아가 투구 내용과 멘털 관리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그는 “캠프 초반 공을 던질 때마다 자꾸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원하는 공이 나오지 않았다”고 돌아본 뒤 “(배)제성이 형이 ‘동작을 순서에 맞게 가져가야 공이 더 잘 뻗어나간다’고 말해준 덕분에 투구 시퀀스를 다시 한번 정리하며 폼을 만들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평소 (고영표·배제성 등) 형들이 나의 투구를 세세하게 본 뒤, 정확히 조언해준다. 형들의 피드백을 들으면 이해가 제대로 되고, 확신이 선다”고 덧붙였다.

배제성은 “영표 형과도 평소 야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디테일을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 그게 팀 전력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은 임준형은 “KT에 와서 좋은 점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꼽은 뒤 “팀과 동료를 우선하는 좋은 문화가 잘 잡혀 있어 좋다”고 말했다.

KT 임준형(위)이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김동현과 컨디션 조절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임준형(위)이 13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서 열린 스프링캠프 도중 김동현과 컨디션 조절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고영표, 배제성 등 고참들이 주도한 ‘상생’이 선순환으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임준형은 올해 입단 2년차에 접어든 김동현(20)에게도 컨디션 조절 방법을 공유했다.

그는 “선배들처럼 나 역시 후배들에게 형들에게 배운 내용을 전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제성은 “후배들이 성장해야 팀이 강해진다”며 “야구는 나만 잘해서 되는 종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